[특허 톡!] 특허기술 다시 검증하는 이유

입력 2023-08-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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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한국의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과 상압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 기술을 공개한 웹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는 내용이 해당 분야에 적합한지 확인하는 추천 시스템은 있지만, 사전 동료평가는 없다. 논문에 오류가 있어도 이를 걸러내는 장치가 없다는 얘기다. 동료평가를 요구하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도 검증을 위한 후속연구가 이어지곤 하지만, 초전도체 개발이라는 깜짝 놀랄 연구가 아카이브에 소개되었기 때문에 전 세계의 주요 연구소가 곧바로 검증에 나섰다.

우연이 겹쳐 7월 25일에 미국의 ‘타지 퀀텀’이라는 회사가 상온 초전도체에 대한 미국특허(11710584호) 등록을 발표했고, 한국의 퀀텀에너지연구소는 논문 관련 기술에 대해 이보다 앞선 2022년 5월 22일에 한국특허(2404607호) 등록을 받았다. 게다가 한국 기술은 납과 구리기반 세라믹화합물이고 미국 기술은 탄소기반 물질이어서 두 기술은 서로 다르다.

특허는 출원 후 1년 6월이 지나면 공개되어 경쟁자를 포함하여 누구나 등록거절 이유를 특허청에 정보 제공할 수 있고, 정보제공이 없더라도 기술전문가인 특허청 심사관이 엄격하게 등록적격을 심사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국가로부터 특허로 인정받은 기술인데 과학기술자들이 검증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발명은 산업상 이용가능성, 신규성 그리고 진보성을 만족시키면 특허로 등록될 수 있다. 상온초전도체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는 이론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으므로, 제안된 기술에 대해 자연법칙인 이론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어서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인정된다. 상온초전도체는 세상에 없었기 때문에 새로울 수밖에 없어 신규성도 만족한다. 진보성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서 종래 기술로부터 쉽게 발명 가능한지가 판단 기준이다. 특허법은 발명자에게 기술이 구현된 물건을 제출하라고 하지 않으며, 심사관에게 실험을 통한 검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특허명세서만으로 기술의 목적과 구성은 파악할 수 있지만 효과는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특허에 대한 평가나 검증은 어떻게 할까? 가치 있는 특허는 산업현장의 생산과 소비자의 사용을 통해 인정받고 선택된다.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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