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과 활성 고객 수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등 ‘플라이휠(Fly Wheel)’이 가속화되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계획된 적자’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플라이휠(성장을 만드는 선순환의 수레)’의 페달을 거세게 밟고 있다. 작년 3분기, 창사 이래 처음 ‘적자 탈출’을 한 쿠팡이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한 것이다.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증시 상장법인 쿠팡Inc(쿠팡의 모회사)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열고 매출이 7조6749억 원(58억3788만 달러·분기 환율 1314.68원 적용)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달러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6%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940억 원(1억4764만 달러)으로 흑자 전환하며,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인 1908억 원(1억4519만 달러)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847억 원, 당기순손실 952억 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활성 고객 수(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는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증가한 1971만 명을 기록했다. 또 쿠팡의 1인당 고객 매출은 296달러(38만9100원)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또 쿠팡은 올 2분기 수익성 개선 흐름 속도 역시 빨라졌다고 본다. 지난 12개월 누적 기준으로 영업현금흐름은 20억 달러,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11억 달러를 창출했다. 김 의장은 “다년간의 독보적 투자와 고객 경험, 운영 탁월성에 집중한 끝에 수익성과 지속적인 고성장 모두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이로써 쿠팡이 2010년 창업 이래 첫 연간 흑자에 성큼 다가섰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자체 풀필먼트서비스를 활용한 ‘로켓배송’을 선보인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적자를 기록해왔다. 익일 배송의 전국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지난해까지 6조원 넘는 누적 적자를 냈으나,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김 의장은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당시 특파원들과 만나 “적자는 극복해야 할 것이라기보다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공격적, 지속적, 계획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해 3·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올 2분기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핵심 사업의 매출과 총이익은 늘어난 반면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등 신사업의 매출과 조정 에비타(EBITA) 손실이 전년 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점도 변수다.
그럼에도 김 의장은 여전히 낙관론을 보였다. 그는 이날 컨콜에서 “대다수의 와우멤버십 회원은 쿠팡이츠를 사용하고 있지 않기에 성장 가능성이 높다. 거대 시장에서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이고, 우리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