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사임 이유 공개되지 않아...후임엔 회계책임자
연말 사이버트럭 출시 앞두고 혼란 주가 1% 가까이 하락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주 커크혼 CFO가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후임으로는 바이바브 타네자 최고회계책임자(CAO)를 임명했다. 커크혼 CFO는 인수인계를 위해 연말까진 회사에 남아 있기로 했다.
사임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13년간 테슬라에 기여한 커크혼에게 감사드린다”며 “그의 다음 경력에 많은 축복을 기원한다”고만 적었다.
커크혼 CFO 역시 사임 이유나 향후 계획 등에 대해 함구했다. 대신 링크트인을 통해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낸 테슬라의 재능 있고 열정적인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이 회사의 일원이 된다는 건 특별한 경험이었고 입사 이후 함께해 온 일이 매우 자랑스럽다. 또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준 머스크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2010년 재무 담당자로 테슬라에 입사해 2019년 CFO 자리에 오른 커크혼은 이로써 13년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그는 뛰어난 소통 능력 덕분에 다른 임원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날 때도 머스크 CEO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회사 운영 전반에 관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에 합류한 이후 승진한 횟수만 5차례에 달한다.
동시에 업계와 투자자들로부터는 전기차 생산 비용을 낮추고 16개 분기 연속 흑자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과정에서 재무적 역할로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회사 안팎에서 커크혼 CFO는 ‘머스크의 후계자’, ‘테슬라 2인자’로 통했다.
딥워터자산운용의 진 먼스터 이사는 “머스크 밑에서 13년간 일한 것은 다른 사람 밑에서 50년간 일한 것과 같다”며 “그가 연말까지 남는다는 건 회사에 좋은 일”이라고 평했다. 이어 “커크혼은 기업 마진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보통 기업이 생산 규모를 늘리면 마진 압박을 받곤 하는데, 커크혼은 하기 어려운 일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랬던 그의 사임으로 테슬라 경영진 후계구도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특히 연말 사이버트럭 출시를 앞두고 벌어진 터라 머스크 CEO의 승계 계획에 의문이 들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사임 소식에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 가까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