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밀리면 끝"…안방서 적자 계열사 수습 '발등의 불' [네카오의 기업가정신中]

입력 2023-08-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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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3곳 희망퇴직ㆍ권고사직…AI 투자 지속 "생성 AI 하반기 출시 연기 없다"
영화ㆍTVㆍ오피스 잇따라 서비스 종료…2017년부터 인공지능 1조원 투자 지속

네이버와 카카오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 뛰어든다.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장악하고 있는 생성형 AI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걸고 뛰어들어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내부적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동력이 약해졌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카오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사실상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AI 계열사에 대규모 자금 수혈을 단행하는 등 AI 투자 규모를 늘리며 고삐를 죄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인 AI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막대한 자본력과 인력을 투입한 빅테크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당장 노조와 사측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내홍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 13곳 중 카카오엔터프라이즈 1406억 원, 카카오스타일 518억 원, 카카오페이 455억 원, 카카오브레인 301억 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138억 원, 카카오헬스케어 85억 원 등 7곳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가 문어발처럼 확장하며 인수했던 계열사들이 적자에 허덕이자, 카카오는 인력감축으로 비용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엑스엘게임즈에서 희망퇴직 및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적자 계열사가 7곳인 만큼 인력 감축이 늘어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달 회사를 상대로 단체행동에 돌입했던 카카오 노조가 내주 다시 한번 거리로 뛰쳐나올 예정이다. 노조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의 대화를 요청했지만 응답하지 않자 재차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경우 당초 네이버 보다 먼저 생성 AI를 선보여 선점 효과를 노리겠다며 상반기 중 ‘Ko(코)GPT2.0’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구글이 한국어에 강점을 내세운 AI 챗봇 바드를 통해 한국시장 공략에 나서자 위기감을 반영해 출시를 한 차례 연기했다. 네이버와는 달리 카카오는 정확한 출시 일정을 공개하지 않으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3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브레인에서 10월 이후 퍼포먼스와 비용 효율성이 적절한 균형을 이룬 파운데이션 모델(코GPT 2.0)을 공개할 것”이라며 “불가항력적 상황이 없다면 (하반기 출시) 연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인력 구조조정 대신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네이버TV를 11년 만에 종료하고 네이버 나우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밀려 이용자가 감소한 네이버 오피스도 11월 30일 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 외에도 네이버는 올해 3월 이용자가 많지 않은 서비스인 영화 정보 제공 전용 웹사이트인 네이버 영화와 이용자 동영상 공유 오픈플랫폼 플레이리그 서비스를 종료하며 운영 효율화에 나섰다. 대신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2017년부터 AI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을 응원하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투입한 빅테크를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내부적으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규제 리스크까지 발목 잡는 상황에서 AI 사업에 차질을 생기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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