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인상 반갑지 않은 '영끌족'…주담대 7% 또 뚫을라

입력 2023-08-08 12:47 수정 2023-08-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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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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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연 4%대로 올라가면서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의 조달비용이 늘어나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국 국채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한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 가까이 근접했다.

◇정기예금 금리 4%대 진입= 8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0~3.85%다. 2달 전 연 3.45~3.71% 수준 이었던점을 고려하면 상·하단이 0.10%포인트(p) 이상 상승한 것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4.10%),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4.02%),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4.00%) 등 연 4% 금리 대열에 합류했다.

2금융권도 예금금리를 인상하면서 올리며 수신경쟁에 동참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4%로 한 달여 만에 다시 4%대에 진입했다. HB저축은행은 연 4.50% ‘회전정기예금’과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은 연 4.41%의 금리를 제공한다.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어서다. 은행은 보통 예·적금 등 수신상품을 판매하거나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늘어나자 수신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연 4.348~4.359%로 집계됐다. 연 3%였던 5월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 원인은 새마을금고 유동성 위기와 미국 국채시장 불안,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이 꼽힌다.

지난달 초 새마을금고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을 대량 매도하자 국내 5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연 4%대 중반을 찍는 등 일시적으로 높아졌다.

이달부터 강화되는 유동성 규제도 예금금리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 때 은행의 자산 활용을 늘리기 위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85%까지 낮췄다. 코로나19가 잠잠해 지면서 지난달부터 올해 말까지 95%, 100%까지 끌어올리는 등 순차 정상화 하기로 했다.

◇ 대출금리도 더 오른다…주담대 최고 연 6%=

문제는 예금금리 인상이 조달 비용 증가시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영끌족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08~6.042%로 집계됐다. 4일에는 상단이 6.937%를 기록해 7%대에 육박했다. 주담대 5년 고정금리(혼합)는 3.89~5.94%로 나타났다.

금리가 오른 건 주담대 금리를 결정하는 재료(요인)들이 일제리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금리 인상은 변동형 대출금리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으로 이어진다. 주담대 고정금리 지표인 금융채 5년물의 금리 인상도 원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5년 만기 금융채(무보증·AAA) 금리는 연 4.287%로 집계됐다. 연 3%대 후반까지 내려갔던 올해 5월과 비교하면 약 0.5%p 뛰었다.

금리가 인상되면서 하반기에 대출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채권 금리가 ‘최고치’를 찍으면서 국내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세계 채권 금리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4일 기준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4.060%를 기록했다. 지난 2일에는 연중 최고치(4.083%)를 갈아치웠다.

윤석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외 시장 금리는 상방 압력이 축소될 전망이지만 미국의 고용과 경제지표 강세로 인해 금리 하락세 전환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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