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고객경험 TF' 재발족…출혈경쟁 재차 경계

입력 2023-08-02 15:13 수정 2023-08-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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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본질 경쟁력 확보 위해
CEO직속 '고객경험 TF' 발족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고객경험 태스크포스(TF)’를 4년 만에 재발족했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 시장에서 신계약 과당 경쟁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자 출혈 경쟁이 아닌 고객 경험 쪽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영업력을 챙기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용범 부회장은 전날 임직원들에 배포한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 “보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7월 CEO 직속으로 고객경험 TF를 다시 발족했다”며 “영업 현장과 함께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데 필요한 최우선 과제를 도출하고 해결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경험 TF는 전국 영업 현장에서 설계사 의견을 취합해 중점 과제를 선정, 추진하고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보험의 본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9년에 가동된 이후 4년 만에 재구성한 것이다. 영업 현장과 함께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데 필요한 최우선 과제를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그는 “지난달부터 각 채널과 고객 접점 개선 과제를 논의 중에 있으며, 현업 부서와 함께 끈끈한 협업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TF가 혁신적인 고객경험 개선을 통해 ‘세상에 없던 보험회사’의 첨병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이 4년 만에 고객 중심의 TF를 다시 꺼내든 것은 IFRS17 도입 이후 신계약 과당경쟁이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IFRS17은 IFRS4와 비교해 신계약 확보 시 초기에 높은 수익성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신계약 확보로 높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보험사 간 신계약 유치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하지만 과당경쟁이 맹목적 행위로 변질될 경우 보험상품의 질적 가치까지 훼손될 위험이 있어 금융당국을 포함한 업계 안팎에서는 연일 주의를 요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줄곧 보험상품의 가격이나 시책, 담보 종류에 민감한 법인대리점(GA) 시장에서는 출혈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질적경쟁을 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지난 1분기 메리츠화재 컨퍼런스콜에서 그는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은 과도하게 높게 가정해서 계산하면 특정 보장성 상품의 손익분기점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이같이 잘못된 계산 근거에 의해 무해지보험 출혈경쟁이 촉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는 이달 CEO메시지에서도 이어졌다. 김 부회장은 IFRS17로 회계상 이익이 증가한 보험사들이 가격 인하와 시책 경쟁을 촉발시켜 적자 출혈 경쟁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연초부터 끊이지 않던 적자 출혈 경쟁이 비정상적인 시장 규모로 귀결되고 있다”며 “경쟁이 촉발된 원인은 IFRS17 도입 이후 각 보험사의 회계상 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지키며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은 말 그대로 극상의 난이도”라면서도 “우리 채널은 분투를 통해 계약가치를 매월 증대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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