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지역구보다 많이 왔다는 생각이 들 만큼 호남지역 행보를 많이 해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또 호남행을 택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 등 어수선한 국회 상황을 뒤로 하고 보수진영 불모지인 호남 등 현장·민생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27일 아침 일찍부터 전북 군산으로 이동했다. 그는 2013년 오식도동에 건립된 새만금개발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자신의 잇따른 호남 행보를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 대표에 선출되고 나서 제일 많이 방문한 곳이 호남지역이다. 제 지역구보다 더 많이 방문했단 생각이 들 만큼 호남 행보를 많이 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당 신임 지도부가 선출되고 난 다음에 제일 먼저 현장 최고위를 연 곳도 전북 전주였다”면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2년 연속으로 당 소속 의원 거의 전원이 참여했다. 금년은 특히 하루 전날 지도부가 내려와 전야제를 함께하며 호흡을 나눈 적도 있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시도 순회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장 먼저 연 곳도 호남지역이었다”면서 “볼수록 매력있는 사람, 그걸 줄여서 ‘볼매’라고 한다. 우리 국민의힘이 호남지역 국민들로부터 ‘볼매’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당 대표 취임 이후 꾸준히 호남 지역에 관심을 쏟아온 점을 재차 부각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 직후 내달 1일부터 12일간 열리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부지를 찾아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비롯한 행사 관계자, 언론인 등 많은 인파에 둘러싸인 채 행사가 안전사고 없이 성황리에 막을 내릴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 사무총장과 부안경찰서장의 현장 브리핑을 들으면서 연신 “총장님이 야무지게 잘 하신다” “(안전 문제와 관련해선) 8개 시군이 와서 협조를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안전 대한민국을 잘 홍보해야 한다”며 호남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국제청소년 행사에 의지를 보였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글로벌 청소년리더센터를 한 바퀴 돌며 내·외관을 쭉 둘러본 김 대표는 “정말 어마어마한 땅이, 미래의 꿈과 같은 땅이 이곳에 열려있는 걸 확인했다.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와 꿈이 새만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호남 행보’는 지난 3월 8일 당 대표 취임 이후 지속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5월 5·18민주묘지 참배 이후 불과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다시 광주를 찾아 전남·전북·광주 지역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에도 “지도부가 새로 구성되고 나서 호남 쪽 지역을 여러 차례 찾아왔다. 전·남북, 광주에만 네 번째”라며 호남 민심에 호소했다.
총선을 채 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 국민의힘 불모지인 호남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적극적 구애가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 5월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소속 의원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광주에 총집결했을 때 일부 호남 시민들은 여전히 싸늘한 시선으로 그들을 지켜봤다.
당시 광주 동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국민의힘이 달라질 거란 기대는 없다. 하도 당하고 살아서 기대도 안 한다. 저는 솔직히 말하면 ‘쇼’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냉정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호남 지지율도 하향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6.6%로 전 주 대비 소폭 하락하면서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남의 경우 부정평가가 무려 81.4%를 기록해 전국을 통틀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유일하게 80%를 돌파한 상황이다.
해당 여론조사는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32명을 대상으로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닷새 간 실시됐다. 조사방법은 무선(97%), 유선(3%)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3.2%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1.9%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