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토위 현안질의…野, 원희룡 집중 추궁할 듯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논란을 빚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국정조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해당 사업의 종점이 원안(경기 양평군 양서면)과 달리 김 여사 일가 토지가 있는 강상면 인근으로 변경된 것과 국토교통부 해명 등이 석연치 않으니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책 문제를 정쟁화한다"고 반발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특위) 회의에서 "대통령 처가의 고속도로 게이트 문제는 아주 간명하다"며 "누가, 왜, 무엇을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쳐 종점 노선을 변경하려 했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명확하게 진실을 밝히자는 입장"이라며 "조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국회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은 두물머리 인근 국도 6호선 교통량 분산을 위해 추진됐다. 경기 하남 감일동에서 양서면을 총 27km를 잇는 해당 사업은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이후 지난해 타당성조사 용역 공고 등에서도 종점은 양서면으로 동일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국토부 발표에서 종점은 강상면으로 변경됐고, 인근에 김 여사 일가의 토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국토부는 강상면에 김 여사 일가 토지가 있다는 것을 지난달 29일 인지했으며, 지난해 3월 타당성조사 착수 이후 올해 2월까지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최적 노선을 도출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토부가 선(先) 종점 변경 내부 결정-후(後)용역 의뢰 등의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최인호 의원은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때 국토부는 양평군 제안에 따라 변경 노선을 검토했다고 했는데 의혹이 더해지자 용역사 제안으로 종점 변경을 검토했다고 해명했다"면서 "우리가 살펴보니 종점 변경이라는 결론부터 미리 내고 용역을 시작한 듯하다"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2022년 3월 29일 국토부가 타당성조사 계약 체결을 하는데, 5월 16일 용역사가 처음으로 도로공사에 착수 보고를 할 때 강상면을 대안 종점으로 제시했다"며 "단 48일 만에 종점 변경안을 용역사가 대안으로 낸 것이다. 수십 명의 직원이 최소한 3~4달 아주 열심히 용역 작업을 해야 대안 제시를 할 수 있는데, 휴일을 빼면 한 달여 만에 종점 변경을 제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처가 땅이 집중된 강상면 방향으로 종점을 변경하겠다는 결론부터 내놓고, 그걸 합리화하는 용역 과정이 아니었는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강득구 의원은 "국정조사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의혹임에도 대통령실은 전혀 답변이 없고 제3자적 입장에서 말한다"며 "대통령과 김 여사가 답을 하지 않으면 국민이 어떤 식으로든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정조사는 원내 1당(168석)인 민주당이 자력으로 추진할 수 있다. 국정조사 요구는 재적의원 4분의 1 동의가 필요하고,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다만 정부여당이 민주당의 이러한 주장을 '정쟁'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증인 채택·자료 제출 등 협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정책적인 문제를 가지고 정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를 더 불붙이기 어려우니 양평고속도로를 키우려는 것이다.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접근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원 장관은 민주당의 거듭된 의혹 제기에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국토부와 국민의힘은 종점 변경 당위성 설명에 공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토부는 변경된 종점이 교통정체 해소 효과가 더 높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