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 주산지가 가뭄과 폭염 등 이상기후에 시달리면서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기저효과로 선물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하락폭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7월 국제곡물관측'에 따르면 6월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188.3 대비 21.0%가 하락한 148.8로 나타났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3.5%가 올랐다.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1분기와 2분기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3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주요 곡물 수급 개선 정만으로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는 상황이지만 최근 미국 등 주요 산지에서 기상이 악화하면서 낙폭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밀의 경우 미국과 아르헨티나, 유럽, 호주 등에서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뭄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6월말 기준 가뭄 영향을 받은 겨울밀 재배지는 전체의 55%로 전년(46%)과 평년(26%)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미국의 최대 밀 주산지인 캔자스주는 겨울밀 재배면적의 91%가 가뭄 상태로 나타났다.
또 유럽연합(EU)도 고온건조한 기상으로 작황이 좋지 못하고, 러시아아 호주도 강우량이 부족해 지난 달 밀 생산량도 전년 대비 각각 13.4%, 25.6% 줄었다. 이에 따라 밀 수출량은 전년 대비 557만 톤, 2.6%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옥수수와 콩도 마찬가지다. 농경연에 따르면 미국의 옥수수 주산지인 중서부지역은 고온건조한 기상이 이어지면서 생육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기후예측센터는 콘벨트(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지) 중 아이오와주 동부, 일리노이주, 인디애나주, 오하이오주 등 일부 지역에서 9월까지 가뭄이 지속되거나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옥수수 선물가격은 전월 대비 1.8%가 올랐다. 콩도 미국의 가뭄에 따른 수출 실적 부진으로 6월 선물 가격이 2.6% 상승했다.
쌀 주요 수출국인 태국은 재배면적 감소와 강우량이 부족으로 생산량이 전월 대비 3.9%.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인도에서도 가뭄이 발생하면서 전년 대비 생산량이 1.5% 줄었다.
3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43.5로 전 분기 대비 3.3%, 전년 동기 대비 12.7%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농경연 관계자는 "주요 곡물 수급 개선 전망으로 선물가격지수는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유럽 등의 고온건조한 기상에 따른 생육 부진 우려, 흑해곡물협정 연장 거부 등으로 하락폭이 제한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