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지방금융지주가 1분기에 이어 2분기 순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금리 하락세에 순이자마진(NIM)이 줄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로 충당금 적립 압박이 높아지면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DGB·JB금융지주의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조941억 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1106억 원)보다 165억 원 감소했다.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의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4935억 원으로, 전년 동기(5052억 원)보다 117억 원(2.31%) 적다. 각사로 보면 BNK금융 2165억 원, JB금융 1566억 원 DGB금융 1204억 원 순이다. 3사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1분기 3사 순이익은 588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71억 원(2.8%) 줄었다.
금리 하락세로 NIM이 줄면서 3대 지방지주의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B증권은 2분기 BNK금융의 부산·경남은행 합산 NIM은 전분기대비 9bp(1bp=0.01%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JB금융의 전북·광주은행 합산 NIM은 전분기대비 18bp (전년동기대비+14bp) 하락, DGB금융의 대구은행 NIM은 전분기대비 7bp 떨어질 것으로 봤다.
또한, 부동산 PF 부실화 등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이 2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분기 이후 신용대출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대손관리 실적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유안타증권은 3대 지방지주의 대손비용률이 올해 말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JB금융의 올 4분기 대손비용률은 3%가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지방은행이다. 지방금융지주는 비은행 자회사가 적거나 규모가 작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에 비해 은행 실적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NIM 하락 폭이 시중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데다 PF대출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도 예상된다”면서 “한화오션과 같은 충당금 환입 요인도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의식한 지방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은 일제히 수익성 강화와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은 그룹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를 통해 그룹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여건과 금융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BNK투자증권을 비롯한 그룹 차원의 긴축 경영이 불가피하다”면서 “BNK투자증권의 부동산 사업 중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채권이 많은 사업장이 많아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지난달 말 ‘2023년 경영진 워크숍’을 열고 “하반기 불안정한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계열사별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