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 같은 판매 호조는 지난해 3월말 출시한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의 보르도 650이 출시 20일만에 5000대 판매된 기록을 앞서는 것”이라면서 “LED TV에 대한 소비자의 집중적인 관심이 판매로 연결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LED TV는 ‘빛을 내는 반도체’로 불리는 LED(발광다이오드)를 광원으로 사용해 메가 명암비, 생생한 컬러, 완벽한 블랙 등 지금까지의 TV 화면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제조사들의 설명이다.
LED TV를 단순하게 보면 CCFL(냉음극형광램프) 백라이트를 LED로 바꾼 것뿐이지만 마케팅적으로 ‘자연광의 화질’이라는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고 있는 것이다.
■장밋빛 전망 그리는 LED TV
국내 최대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는 최근 LED TV와 관련해 흥미로운 리서치 결과를 내놓았다.
다나와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역시 LED TV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인데, 조사결과 아직 점유율 자체는 LCD, PDP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나와 마케팅 관게자는 “제품에 대한 관심을 의미하는 클릭율이 크게 상승해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올 1월까지만 해도 6%대였던 LED TV제품 클릭수가 3월 들어 12%까지 상승했으며 4월에는 PDP를 앞지른 26%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
다만 가격하락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도 아직 이러한 높은 관심이 판매율로 바로 반영되고 있지는 않고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 같은 크기로 따졌을 때 최고 사양의 LCD TV 대비 평균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높은 가격 때문이라는 진단도 내놓았다.
하지만 LED TV의 판매점유율도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LED TV의 판매점유율은 3월 1.13%로 상승했고, 4월에는 최소 2.2%까지 상승이 전망된다.
이 수치가 더욱 유의미한 것은 PDP가 소폭 상승한 가운데 LCD TV의 판매점유율을 감소시키며 증가했다는 점 때문이다.
또 최근 시장에 선보인 LG전자의 LED-TV의 출시효과까지 감안하면 경쟁격화와 가격인하로 LED TV의 시장점유율은 3분기에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게 다나와측의 예상이다.
■슬림이 차세대 TV경쟁력
LED TV가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무엇보다도 ‘얇은 두께’이다. 삼성전자 엣지방식을 채택해 2.9cm 두께의 LED TV를 내놓았다. 액자처럼 벽에 걸 수 있다는 설명에는 이처럼 두께에 대한 자신감이 배어 있다.
LG전자가 첫 선을 보인 LED TV는 두께가 9cm 정도다. 하지만 LG전자도 6월경 출시할 LED TV는 삼성전자의 제품보다도 더 얇은 2.5cm두께로 세계 초소 박막형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가장 얇은 삼성 LCD TV는 LCD 850으로 두께는 4.44cm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LED TV를 출시하면서 ‘두께’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는 TV의 슬림화는 기술적 진보의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과거 브라운관 TV로 불린 CRT TV를 LCD TV가 추월하게 된 배경에도 슬림화가 주요 요인이었다.
삼성전자가 LED TV를 첫 출시하면서 “TV 진화의 정점에 선 새로운 종(種)이 탄생했다”고 홍보한 것도 파격적인 두께로 전혀 다른 TV를 만들었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업계에서도 ‘슬림’이 새로운 TV수요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뱅크 관계자는 “기존의 LCD TV에 LED 백라이트를 채택해 화질 차이를 강조할 수도 있겠지만, 화질은 절대적인 차이를 느낄 정도가 아니”라면서 “하지만 슬림의 경우 일반 소비자들이 기존의 LCD TV에 비해 직관적으로 차이를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비해 두 달 가까이 늦게 LED TV를 출시한 LG전자의 키워드는 240Hz였다. 240Hz의 적용은 LED TV의 끌림 현상과 잔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부드럽고 편안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자동차 경주나 야구 경기 등 빠르고 역동적인 영상을 즐길 때 그 효과는 더 잘 나타난다.
LED TV가 기본적으로 프리미엄 TV의 컨셉을 갖고 있기 때문에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LG전자가 반격의 카드로 240Hz를 꺼내든 셈이다.
LG전자 LCD TV 사업부 권희원 부사장이 “이번에 출시한 LED TV는 LG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제품”이라며 “LG전자는 앞으로도 화질 개선에 주력하면서 더욱 얇은 디자인의 LED TV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전자의 240Hz LED TV의 출시 불과 5일 뒤에 삼성전자도 240Hz LED TV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TV의 경쟁 속도가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진정한’ 240Hz LED TV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LED TV 라인업에 세계 최고속 패널 240Hz LED TV 8000시리즈가 추가됨으로써 지난 3월 출시 이후 세계 TV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전자 LED TV가 새로운 추진력을 얻게 됐다고 자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ED TV 8000시리즈는 삼성의 세계 최고속 패널 기술과 첨단 화질 엔진 기술, LED 기술이 집약돼 현존하는 TV 가운데 최고 화질을 구현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잇따른 240Hz LED TV 출시는 240Hz 패널 기술논란을 다시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240Hz는 1초에 240장의 영상을 보여준다는 것으로 LCD TV에 적용되는 동영상 잔상제거 기술의 하나이다. Hz란 화면을 구성하는 프레임 수를 의미하는데 Hz가 높을수록 동영상 재생시 잔상이 줄어든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40Hz를 구현하고 있지만 실제 적용된 기술에는 차이가 있다. LG전자의 경우 120Hz에 백라이트 스캐닝이라는 기술을 적용해 240Hz의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 기술은 간단히 표현하면 1초에 전송되는 120장의 영상사이에 백라이트 차단을 통해 블랙영상 120장을 순차적으로 끼워 넣어 240Hz의 효과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실제 원본 영상 1장당 3장의 예상 이미지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240Hz의 구현을 위해 120Hz대비 2배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신호처리칩과 240Hz 전용 고속패널을 탑재해 이를 가능하게 했다”면서 “이것이 진정한 240Hz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에서도 LED TV가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두 회사의 마케팅도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LCD TV와의 차별화를 강조하다보니 공중파 등을 통한 광고 외에도 소비자들에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사옥에 마련된 홍보전시관 삼성딜라이트에 LED TV를 전시해 놓고 소비자들이 직접 화질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또 삼성전자는 오는 8월 30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 기획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집트 문명전: 파라오와 미라’에 삼성 파브 LED TV 6대를 전시해 놓았다. 이집트의 역사와 문화를 삼성 파브 LED TV의 ‘빛의 화질’로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마케팅 컨셉이다.
이른바 문화마케팅을 통해 관람객들이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중 가장 오래된 이집트 역사와 문화를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삼성전자 LED TV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LG전자는 LED TV 출시 직후 무한아트센터에서 개최된 ‘호주 와인 시음회’를 찾아 ‘컬러 디캔팅’ 기술력을 뽐냈다.
‘와인 디캔팅’에서 착안해 이름 붙여진 LG전자의 화질 개선 기술인 ‘컬러 디캔팅’ 기술을 와인 시음회 행사를 통해 소개한다는 것인데, LED TV의 선명한 화질을 선보였다.
LG전자는 “행사에 참석한 200여 명의 소믈리에 앞에서 ‘와인 디캔팅 시연’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출시한 LED TV를 소개했다”고 밝혔다.
이 날 행사는 LG전자와 호주대사관이 함께 진행했는데, 샘 게로비치 호주 대사를 비롯해 전문 소믈리에 200여 명 및 LG전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