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반 인기, 꾸준하긴 어려워
농심 ‘먹태깡’과 롯데아사히주류 ‘아사히 생맥주캔’의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제조·공급사들이 물량을 조절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다만 업체들은 신제품의 경우 언제까지 인기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공장 생산량을 한 번에 큰 폭으로 확대하도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16일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먹태깡’을 검색하면 한 봉지에 4000~5000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이어진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2000~3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많았지만 품귀가 이어지자 가격이 더 오른 것이다. 먹태깡 정가는 편의점 기준 1700원이다.
농심에 따르면 먹태깡의 초도 물량은 100만 봉이다. 하지만 이 물량은 1주일 만에 모두 팔렸고, 출시 2주 차였던 지난 9일까지 130만 봉이 판매됐다. 농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공장 생산 스케줄 등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먹태깡은 농심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신제품이다. 스테디셀러 새우깡에 먹태와 청양마요소스 맛을 입혔다. ‘여름철 맥주와 마시기 좋은 과자’라는 인식이 판매량을 띄웠고, 품귀까지 빚어지면서 ‘한 번은 먹어봐야 할 과자’가 된 게 인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아사히 생맥주캔도 11일 국내 공식 출시된 뒤 ‘품절템’으로 등극했다. 이 제품은 지난 5월 선출시 때도 편의점 초도 물량이 모두 소진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뚜껑을 따는 방식이다. 과일 통조림캔을 따듯 음료 윗부분을 통째로 따고 캔을 손으로 감싸 쥐면 거품이 서서히 차오른다. 이에 따라 생맥주를 마시는 것과 같은 풍성한 거품을 느낄 수 있다.
먹태깡의 경우 인기가 고공행진 하면서 농심은 이번 주부터 생산량을 30% 늘리기로 했다. 롯데아사히주류도 제품을 공수하기 위해 수급 처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물량이 풀리기 전까지 제품을 구경하기 어려워진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과한 ‘헝거 마케팅’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는 한정된 물량만 팔아 잠재 고객을 전략적으로 ‘배고픔(Hungry)’ 상태로 만드는 마케팅 전략을 말한다.
업체들은 신제품의 경우 꾸준히 인기를 끌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어 생산량을 섣불리 확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대란템’이 됐다가 조용히 사라진 제품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출시 때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는 과자 제품은 꼬북칩, 허니버터칩 정도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과자 1위는 농심 새우깡(575억8200만 원), 2위는 오리온 초코파이(404억7000만 원), 3위는 해태 홈런볼(403억1500만 원), 4위는 오리온 포카칩(381억4500만 원), 5위는 롯데 꼬깔콘(378억6200만 원)이었다. 아무리 초반 반응이 뜨거웠어도 전통적인 강자를 뛰어넘긴 어려운 셈이다.
주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화제가 됐던 원스피리츠 ‘원소주’ 또한 공급이 늘면서 빠르게 인기가 식은 바 있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기존에는 후쿠오카 공장에서만 물량을 받았는데 오사카, 나고야 공장까지 확대하고 있다”면서 “확대는 하지만 앞으로 판매량을 예측하기 어려워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