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3위로 밀린 GDP순위, ‘규제 혁파’ 명령이다

입력 2023-07-13 05:00 수정 2023-07-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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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글로벌 톱10 자리에서 밀려났다. 한국은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조6733억 달러로 세계 13위로 추정됐다. 3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그것도 2013년(13위) 수준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명목 GDP는 한 국가의 경제력 지표다. 통상 미국 달러화로 환산해 국제 비교에 활용한다. 한은 추정으론 지난해 톱10은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인도,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이탈리아가 순서대로 차지했다. 브라질과 호주도 11, 12위로 우리 앞자리에 섰다. 국가의 힘 또한 대체로 이에 비례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사상 처음 톱10에 든 것은 2004년이다. 10위였다. 지난해에 앞서 2020년과 2021년엔 2년 연속 10위였다. 2004년 이후 순위가 가장 뒤처진 연도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휩쓸려 환율이 망가졌던 2008년이다. 15위였다. 지난해 순위가 밀린 것 또한 환율 영향을 크게 받았다. 국가 경제 규모가 환율에 좌우되는 것은 소규모 개방 경제의 숙명이다.

지난해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6.4%나 상승했다. 우리나라 명목 GDP는 원화 기준으론 3.9% 늘었지만, 달러화 기준으로 산출하니 다른 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국제 순위가 3계단 추락해 13위로 밀린 그림이다. 그러나 환율만 탓할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와 닮은꼴인 일본은 환율의 불리를 딛고 독일의 추격을 따돌리며 3위를 유지했다. 결국 본질적인 귀책사유는 우리 특유의 환부에서 찾는 수밖에 없다. 출구 또한 여기서 찾아야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다.

OECD, IMF와 같은 주요 국제기구는 세계 경제를 점점 낙관적으로 내다본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 전망치만은 계속 낮추고 있다. 한국에 크게 기대할 게 없다는 뜻이다. 세계 어느 선진국보다 더 활기차게 고동치던 기간산업과 시장의 맥박이 정상적으로 뛰고 있다면 이렇게 박하고 서운한 평가가 넓게 번질 리 없다. 그 무엇이 우리 성장동력을 거덜 내 수출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 확대, 내수 부진 등을 초래하는지 직시해야 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부진, 좋은 일자리 부족과 같은 우리 환부에는 예외 없이 규제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시장 활력을 좀먹고 좀비 기업을 양산하는 악성 질환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거듭 ‘기업의 창의와 혁신’을 강조했다. 174개 경제규제 혁신도 주창했다. 140개 경제형벌 규정을 개선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문제를 제대로 봤기에 방향을 그렇게 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 성과가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다. 규제 혁파는 말로 달성하는 허황한 과제가 아니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국회와 머리를 맞대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규제 혁파’의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입법의 벽부터 넘어야 하는 과제가 한둘이 아니지 않은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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