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0일 ‘국내 기업의 첨단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수합병(M&A) 지원 방안’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M&A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SGI는 M&A가 기업의 구조조정과 신성장 산업 분야로의 시장 진입을 수월하게 해 국내 경제 성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의 첨단 기술 관련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해외 기술 기업과의 M&A가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외 M&A 시장의 거래 규모는 크게 위축됐다. SG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M&A 시장 거래 금액은 전년 대비 39.5% 감소했다. 미국의 M&A 시장 거래 금액은 전년 대비 41.3% 줄었다. 국내의 M&A 거래 금액도 전년보다 41.0% 감소했다.
SGI는 해외 기업의 기술 취득을 위한 아웃바운드(outbound) M&A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GI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아운바운드 M&A는 해외 기업으로부터의 기술 이전 효과가 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은 해외기업 M&A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 해외 투자는 생산 기지나 지점 설립을 목적으로 하는 그린필드형(greenfield) 투자가 중심이 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중 그린필드형 투자 비중은 67%로 아웃바운드형 M&A 해외 투자에 비해 많았다.
SGI는 정부가 국내 기업의 아웃바운드 M&A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 M&A에 익숙지 않은 벤처스타트업을 위해 해외 인수 기업 발굴, 법률 및 회계 자문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M&A 이후에는 조직 통합 및 운영 비용 등 사후 관리까지 지원해줘야 한다고 했다.
SGI는 최근 자금 조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의 스타트업 기술 기업에 대한 M&A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미국의 유망한 스타트업 기술 기업을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인수할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SGI는 위축된 투자 환경에서 민간자금으로 M&A 시장을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가 기업구조혁신펀드, M&A 벤처펀드 규모를 늘리는 등 정책 금융을 통해 M&A 시장에 유동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 금융과 사모펀드 간 협업을 통해 자금 공급을 효율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훈 SGI 연구위원은 “M&A 시장 침체로 낮아진 기업가치는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일 수 있다”며 “이런 기회를 살리기 위해 보다 적극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이는 M&A 시장의 회복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국내 경제의 활력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