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 부추기는 중국…펀드 수수료 인하·A주 매수 홍보

입력 2023-07-09 14:15 수정 2023-07-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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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등록 주식형 펀드 운용·수탁 수수료 인하
연말까지 펀드 회사 거래 수수료도 낮출 계획
전 환구시보 편집장 “부동산 말고 주식에 투자하라”
앤트그룹 IPO 재추진 기대도 커져

중국 당국이 자국민의 본토 주식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 경기회복 부진에 대내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빠져나가면서 대규모 자금 유출을 겪는 탓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신규 등록된 주식형 펀드에 대한 운용·수탁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발표하고 각각 1.2%와 0.2%의 상한선을 제시했다.

또 연말까지 펀드 회사들의 거래 수수료를 낮추고 기관들로부터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다른 부처들과 협력하기로 했다. 수수료 개혁 외에도 보험과 연기금 등 장기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금, 회계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증시는 최근 하락세다. 부진한 경기회복과 미·중 긴장 등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한 결과다. 상하이종합지수는 5월 3357선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3200선을 밑돌고 있다. 올해 중국 뮤추얼펀드는 5월 25일 기준 4100억 위안(약 74조 원)을 조달했는데, 2021년 같은 기간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러자 당국이 직접 나서서 자금 유출을 막으려 하고 있다.

전날엔 중국 지역은행 주식에 투자의견 ‘매도’를 권고한 골드만삭스에 중국 국영매체 증권일보가 이례적으로 반박 보도하는 일도 있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지방정부 부채 급증으로 인한 추가 손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홍콩과 중국증시에서 중국 은행주가 약세를 보였다. 그러자 증권일보는 “지역은행들은 부동산 대출에 대한 익스포저를 적극적으로 줄이고 있고 지방정부도 부채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 중”이라고 맞받았다.

과거 ‘중국의 입’으로 활동했던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대놓고 본토 주식 매수를 홍보하고 있다. 지난주 10만 위안으로 주식계좌를 개설했다고 밝힌 후 전 편집장은 부동산 대신 주식에 투자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자신의 웨이보에 “주택 시장의 추가 반등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은행 예금 외에 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고 있다”며 “주식 시장이 자금의 핵심 목적지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중국 주식시장 규모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지만, 미국 시장의 30%도 되지 않는다. 분명히 성장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지금은 중국이 경제적 무게에 걸맞은 투자처가 되기 위해 주식시장을 구축해야 할 때”라며 “정부와 기업, 기관, 일반 시민이 함께해 주식 투자 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중국 금융당국은 전날 알리바바그룹 산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과 그 자회사에 총 71억230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로써 2년여 동안 진행돼 온 앤트에 대한 조사도 막을 내리게 됐다. 규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앤트가 다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이는 중국증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앤트를 향한 의미 있는 규제 완화는 정부가 최근 약속했던 기업 지원을 이행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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