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화학농약에 내성을 가진 식물 탄저병균을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담수 세균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친환경 미생물 농약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특허 출원과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농가에서 살균제로 쓰이는 스트로빌루빈계 약제에 내성이 있는 식물 탄저병균을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담수 세균을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탄저병은 식물의 잎, 줄기, 종자 등 다양한 부위에 콜레토트리쿰 속(Colletotrichum spp.)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식물 병이다. 감염되면 수침상으로 원형 반점이 나타나고 병반 윗부분에 담황색 내지 분홍색이나 오렌지색 포자 덩어리 증상을 보인다.
고추 탄저병을 일으키는 우점종은 콜레토트리쿰 아쿠타툼(C. acutatum)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방제하기 위해 스트로빌루빈계 농약이 사용되고 있으나, 이 균의 약제내성으로 방제 효과가 미미하다는 문제가 있다.
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국립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전용호 교수 연구진과 함께 2021년부터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담수 세균의 기능성 정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브레비바실러스 할로톨러런스(Brevibacillus halotolerans) FBCC-B4359 균주가 탄저병의 발병률을 낮추고 식물생장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균주는 연구진이 2020년 5월 포항시 소재 저수지인 마장지의 토양에서 발견해 분리한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그간 생물농약으로 이용되지 않았던 박테리아(진정세균)계 담수 세균이 탄저병 방제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올해 안으로 특허 등록할 예정이며, 이 세균이 친환경 미생물농약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남일 미생물연구실장은 “최근 기후 변화로 식물 병은 증가하고 있으나 화학농약에 대한 내성균의 출현으로 방제에 어려움이 있다”라며, “이러한 시기에 농업 분야의 새로운 방제 소재로서 담수 세균의 활용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