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이냐, 위안화 방어냐…딜레마 빠진 중국

입력 2023-07-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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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15년 반 만의 최저치 근접
2015년 ‘위안화 쇼크’ 재연 우려 ‘발 동동’
통화 약세에 경기 부양 정책 여력도 상실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위안화의 가파른 하락과 더딘 경기 회복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6일 전했다.

중국 상하이 역내 위안화 시장에서 달러·위안화 환율은 7.24위안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위안화 환율이 지난해 11월 기록한 7.327위안보다 더 오르면, 2007년 12월 이후 약 15년 반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게 된다.

중국 당국은 위안화 약세 방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위안화 평가 절하가 위안화 쇼크로 이어졌던 과거가 있는 만큼 위안화 약세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금융정책위원회에서 “환율이 크게 변동할 위험을 단호히 막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중국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시장의 예상보다 낮게 고시함으로써 위안화 약세 속도를 늦추고 있다. 국유 은행들은 기업과 가계를 대상으로 한 달러화 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은행들이 역외시장에서 달러화를 매도해 위안화를 지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위안화 약세 추세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게다가 위안화 약세의 주원인으로 꼽혔던 미국과 중국의 금리 역전이 심화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는 동안, 중국 인민은행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금리 역전 폭이 커졌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경기마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월까지 석 달 연속 경기 확장과 수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소비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으며,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리오프닝(경제 재개) 원년을 맞이했지만 경제가 예상만큼 반등하지 못하면서 ‘더블딥(Double Dip·경제 회복세 후 재침체)’ 우려마저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5%에서 5.2%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당국은 위안화 약세 방어와 경기 부양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면 미·중 금리 격차가 더 확대돼 통화 약세를 더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약세가 통화정책 발목을 잡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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