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이후 대기업 중국법인 매출 13%↓…반도체ㆍ배터리 선전"

입력 2023-07-05 09:52 수정 2023-07-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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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中 생산법인 실적 공시 대기업 113곳 매출 조사
현대차, 6년 새 15조2284억 급감…기아 80.8% 감소 1조8835억
LG엔솔·삼성SDI·SK온 ‘역대급 매출 증가’…반도체도 실적 개선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중국의 '한한령'이 본격화한 지난 2016년 이후 6년 동안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10% 이상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간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은 총 111조424억 원으로 2016년 127조7292억 원 대비 13.1%(16조6868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CEO스코어 측은 "한한령으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한 이후에도 미·중 무역 갈등,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대 중국 사업이 후퇴를 거듭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중국에서 강세를 보였던 자동차, 전자 업종이 부진했고 배터리, 반도체 등은 성장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년 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북경현대기차’ 매출액은 2016년 20조1287억 원에서 지난해 4조9003억 원으로 15조2284억 원 급감했다. 국내 기업 중 10조 원 이상 매출이 감소한 업체는 현대차 중국법인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기아 중국법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9조7996억 원에서 1조8835억 원으로 80.8%(7조9161억 원) 줄었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의 추락은 국내 부품 업체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1조7051억 원으로 2016년 8조8746억 원과 비교해 80.8%(7조1695억 원) 줄었다. 현대트랜시스 중국법인 매출 감소율은 55.1%이었고, 현대위아(-62.7%), 성우하이텍(-71.4%), 현대케피코(-74.3%) 등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및 가전 부문 위축으로 2016년 17조1236억 원이었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지난해 43.5% 감소한 9조6798억 원으로 줄었다. CEO스코어는 "지난 2021년 중국 생산법인인 Samsung Electronics Huizhou를 청산한 것이 매출 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법인 매출도 2016년 10조7831억 원에서 지난해 5조4035억 원으로 49.9%(5조3796억원) 급감했다.

반대로 배터리ㆍ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ㆍ삼성SDIㆍSK온 등 K-배터리 3사는 중국에서 역대급 실적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액은 12조8458억 원으로 지난 2016년 2조4167억 원 대비 431.6%(10조4291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 중국법인 매출도 9298억 원에서 5조4250억 원으로 6년새 483.5%(4조4952억원) 확대됐다. 이차전지 관련 생산법인 중 하나인 ‘Samsung SDI (Tianjin) Battery’는 2558.7%라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중국에 신규 법인을 설립한 SK온은 지난해 2조97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안착했다.

K-반도체 매출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법인 중 하나인 ‘Samsung (China) Semiconductor’의 매출액은 2016년 4조1521억 원에서 지난해 9조6798억 원으로 133.1%(5조5277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도 2016년 3조6억 원에서 지난해 7조5454억 원으로 4조5448억원 늘었다.

LG화학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179.4% 늘었고, LG디스플레이(38.7%), 효성티앤씨(182.3%), HD현대인프라코어(138.1%), 삼성전기(21.0%) 등의 중국법인 매출도 성장세를 보였다.

한편 한한령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지난 6년 간 매각되거나 청산된 중국법인이 46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된 중국 생산법인은 30개사, 청산 법인은 16개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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