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 신작 큰 인기
해양어드벤처 '데이브 더 바이버'
새로운 장르 도전에 호평 이어져
하반기도 콘솔 신작 등 출격 대기
신작 출시가 활발했던 올 상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여전히 ‘리니지라이크’가 강세를 보였다. 다만 업계에선 리니지라이크 일변도를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변시을 시도했다. 하반기에는 이 같은 시도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대형 게임사 신작은 모바일 플랫폼과 MMORPG 장르가 결합한 ‘리니지라이크류’ 게임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4월에 출시한 위메이드의 신작 ‘나이트크로우’는 리니지W와 리니지2M을 밀어내고 매출 순위 3위에 안착했다. 3월에 출시한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도 매출 5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같은 달 출시한 넥슨의 ‘프라시아전기’는 출시 초기 4위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15위로 다소 밀려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출시한 컴투스 그룹의 ‘제노니아’도 출시 일주일 만에 매출 8위에 안착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여전히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오르면서, 결국 매출을 내야 하는 업계가 지속적으로 비슷한 게임성을 가진 게임을 양산하는 기조가 지속된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의 다양성을 걱정하는 목소리 역시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리니지라이크 일변도를 탈피하기 위해 시도와 성공 사례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정식 출시한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대표적이다.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개발한 게임은 해양 어드벤처를 표방하는 게임은 낮에는 바다를 탐험해 해양 생물을 잡고, 밤에는 초밥 집을 운영하는 타이쿤 장르를 접목해 호평을 받고 있다. BM 역시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지 않는 패키지 형태로 출시 됐다. 얼리억세스 기간부터 정식 출시 이후에도 1만 명 이상이 참가한 평가에서 ‘압도적 긍정’ 평가를 받았고, 평론가 평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새로운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게임 기업 대부분이 1분기 매출 급락을 경험했고, 모바일 MMORPG에 집중된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만큼 북미와 유럽, 일본 등 해외 시장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 네오위즈의 기대작 ‘P의거짓’이 9월 19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미 지난해 8월 세계 3대 게임쇼인 게임스컴에서 3관왕 오른 바 있고, 작년 지스타 시연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지난달 9일 공개한 데모버전에 대한 글로벌 플랫폼 내 평점도 긍정적이다. 국내 게임사가 잘 시도하지 않았던 콘솔 플랫폼에 ‘소울라이크’라는 다소 마이너한 장르를 택하면서 오히려 해외에서도 큰 관심 받는 중이다.
엔씨의 야심작 ‘쓰론앤리버티(TL)’는 최근 이용자 대상 테스트 진행했다. 테스트 기간 동안 게임성에 대한 평가는 갈렸지만, 확률형 BM이 아닌 시즌패스를 채택한 점이나 콘솔ㆍPC 기반의 게임 개발에 도전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TL 개발진 역시 향후 정식 서비스에서도 이러한 BM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용자들에게 ‘프로젝트 이브’로 더 많이 알려진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도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서브 컬쳐 게임에 강점이 있는 시프트업 특유의 아트 역량이 독보이는 게임으로, 현재까지 공개된 트레일러에는 주인공 ‘이브’가 검과 총기류 등 다양한 무기 등을 사용하는 화려한 액션과 함께 디스토피아적 게임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게임은 국내 최초로 플레이스테이션(PS5)과 독점 계약을 진행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시도에 대해 “업계가 모바일로는 더 이상 수익을 창출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각자 잘하던 PC 게임이나 콘솔 쪽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특히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BM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북미나 일본 등 글로벌 시장 컨셉에 맞춘 콘솔로 가야 한다’는 게 최근 업계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재홍 숭실대학교 교수 역시 이러한 변화를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 게임 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과 PC 게임, 또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해 왔다”고 말했다. 포화 상태인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과 변수가 많은 중국 시장을 탈피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면 결국 콘솔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어 “크로스 플랫폼이라는 기술적 발전과 새로운 고객층의 ‘덕후 감성’, 대내외적 경제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업계가 변화할 수밖에 없는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BM과 함께 콘솔에 어울리는 섬세한 그래픽과 제대로 된 스토리가 완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