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까맣게 덮은 러브버그…방제 안 하는 이유는

입력 2023-07-0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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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인스타그램 캡처/뉴스1)
▲(출처=인스타그램 캡처/뉴스1)
올해 들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곳곳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북한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30일 뉴스1 등에 따르면 이날 북한산을 찾은 A 씨는 인스타그램에 정상 백운대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A 씨는 쓰고 있는 방충모 안으로 벌레가 들어오지 못하게 그물망을 쥐어 잡으며 “이거 벗으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 러브버그는 산 정상 바위 등 곳곳을 까맣게 뒤덮고 있었다.

그는 “제가 웬만해서는 벌레를 안 무서워하는데 태어나서 본 벌레 중에 제일 많다”며 “백운대 정상에 가득하다. 정말로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 29일 한 외국인 여성 B씨도 “어제 북한산에서 러브버그떼를 경험했다. 이건 한국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며 영상을 올렸다.

B 씨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수없이 달라붙은 러브버그를 떼어냈지만, 소용없는 모습이었다.

국립공원공단도 30일 SNS에 러브버그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백운대 모습을 공유하며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 연구과 담당자 답변을 공유 드린다”고 전했다.

공단은 “작년에 비해 고온 다습한 날씨와 장마로 인해 약 작년 대비 열흘 정도 조기 발생했으며 6월 중순에서 7월 초에 집중돼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공원 내에서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화학적 방제 및 생물학적 방제는 시행하지 않는다”며 “러브버그는 인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익충이며 짧은 생활사(수컷 3~5일, 암컷 5~7일)로 인해 7월 초 이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러브버그는 지난해 여름 서울 은평구 등지에서 기승을 부렸지만, 올해는 서울 시내 중심가에서도 발견되는 등 출몰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한강 이남을 넘어 경기도와 인천까지 퍼진 상태다. 물지 않고 독성이나 질병도 없지만, 생김새와 달라붙는 특성으로 혐오감을 유발한다.

산림당국은 러브버그가 해충이 아니어서 방제 계획은 없다며, 수명이 짧은 탓에 이달 초가 지나면 개체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지자체도 러브버그를 무분별하게 방제하면 다른 벌레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며 가정용 살충제 사용을 권고했다. 특히 러브버그는 날개가 약해 물을 뿌리기만 해도 쉽게 퇴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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