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개 이슬람 국가, 쿠란 소각 시위에 긴급 회의…“공동대응 나설 것”

“종교적 혐오 근절할 국제법 도입해야”
이란, 스웨덴 주재 대사 파견 잠정 중단

▲이라크 출신 살완 모미카가 2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스톡홀름/AFP연합뉴스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스웨덴에서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는 시위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57개 이슬람 국가로 구성된 OIC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회동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히세인 브라힘 타하 OIC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을 쿠란에 대한 모독이자 절대 가볍지 않은 이슬람 혐오 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종교적 혐오를 뿌리뽑는 국제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국인 이란은 이날 스웨덴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 파견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주스웨덴 대사 파견과 관련한 행정절차가 끝났지만, 스웨덴 정부가 쿠란을 모독하는 시위를 허용했으므로 대사 파견을 잠정 중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에 맞춰 200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라크계 스웨덴으로 알려진 살완 모미카가 쿠란을 밟고 불태웠다.

문제는 이번 시위가 스웨덴 당국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는 것이다. 스웨덴 경찰 당국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랍권 국가들은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31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해야 하는데, 이번 사건으로 이슬람권 국가인 튀르키예의 반대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