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짙어진 대법 “인종 아닌 개인 경험으로 대우 받아야”
바이든 “수십 년의 판례와 진보를 되돌리는 것” 비판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원자의 인종을 고려하는 우대 조치 프로그램이 법의 평등한 보호를 규정한 미국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이하 SFA)’이라는 단체가 소수인종 우대 제도로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가 차별당했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9명의 연방 대법관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대 관련 판결에서는 6대 3, 하버드에서는 6대 2로 위헌 결정이 났다.
대법원장인 존 로버츠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너무 오랫동안 대학들은 개인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기술이나 학습 등이 아니라 피부색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려왔다”며 “학생은 인종이 아닌 개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우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 의견에서 “수십 년 선례와 중대한 진전에 대한 후퇴”라고 비난했다.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도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약 40%가 어떤 방식으로든 인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는 “인종을 개별 평가의 한 요소로만 사용했으며 인종 고려를 제한하면 소외 계층 학생의 등록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2016년 텍사스 오스틴대학에 대해 제기된 소수인종 우대입학과 관련한 헌법소원 판결에서는 “인종이 고려돼야 한다”며 합헌 입장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2016년 이후 보수 성향으로 바뀌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판결이 수십 년의 판례와 중대한 진보를 되돌리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법원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미국에 좋은 날”이라며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