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소상공인, 지원 나선 은행권…상생금융 행보 이어간다

정부 60조원 지원에도 대출 314조원
5대 시중은행 연체액 7290억 달해
신한금융 등 앞다퉈 상생금융 서비스

(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이 빚 그늘에 허덕이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지원에 또다시 팔을 걷어붙였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대출을 받아 연명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정부의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지원 여론이 한풀 꺾이면서 부실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주요 국내은행 여·수신 통계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14조795억 원으로, 이중 연체액은 7290억 원에 달한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은 2019년 5486억 원에서 2020년 4243억 원, 2021년 4138억 원으로 점차 줄다가 지난해 76.2% 증가했다.

양정숙 의원은 “정부가 코로나19를 겪으며 진행한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지급한 지원·보상금이 6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지원금”이라며 “정부의 이같은 지원에도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코로나19 전보다 300조 원 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은행권이 ‘상생금융’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서울신용보증재단과 배달앱 ‘땡겨요’ 입점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마케팅 지원을 제공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 체결로 신한은행은 ‘땡겨요’ 신규 입점 점포 2000곳에 쿠폰 프로모션 등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사장님 지원금’을 기존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추가 우대해 제공한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교육, 전문가 컨설팅, 솔루션 이행 비용 등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연말까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KB비대면소상공인대출’의 우대금리를 0.50%포인트(p) 확대하기로 했다. 이 상품의 기존 최저금리는 연 5.12%(신용등급 1등급 고객 기준)였으나 우대금리 확대로 4.62%까지 내려갔다. 이 상품을 통해 1억 원의 대출을 받은 고객은 기존보다 연간 50만 원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IBK기업은행도 신용보증기금, 네이버파이낸셜과 ‘e커머스 소상공인 성공 보증부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재무정보와 금융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의 금융문턱을 낮추기 위해 마련됐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영업활동 정보(월별 판매실적·재주문율 등)를 제공하고, 신보와 기업은행은 이 정보를 보증 및 대출심사에 활용한다. 이를 활용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해 6개월 이상 판매 활동한 개인사업자는 최대 1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기간은 5년 또는 8년으로, 일정기간 거치 후 원금 분할상환 구조며, 대출금리는 최대 1.5%p까지 우대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운 시기를 겪는 소상공인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권도 상생금융 실천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