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에 플래그십 매장 출점, 외식 공략…오마카세도 도입
11번가서 볶음면 판매…창립 이후 첫 컵라면 사업 시도
권원강 창업주 복귀에도 불구하고 교촌에프앤비가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2분기 가격 인상에 나선데 이어 플래그십 스토어, 심지어 볶음면까지 내놓는 등 실적 하락세를 뒤집기 위한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 줄어든 1155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23.3% 빠진 4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98%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률(4.71%)보다도 더 낮아졌다.
지난해 말 교촌에프앤비가 경영 위기에 직면하자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3년 만에 경영의 키를 잡으며 복귀했지만 분위기 반전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치킨업계 빅3 업체 가운데 매출 신장이 가장 더뎠고 이에 따라 매출 1위 타이틀도 bhc에 내줬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교촌에프앤비의 별도기준 매출액은 49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9% 신장했다. 교촌에프앤비가 주춤하는 틈을 타 bhc가 치고 들어왔다. bhc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507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3% 신장한 수준이다.
설상가상 업계 3위인 BBQ와의 매출 격차도 줄었다. 지난해 제너시스BBQ의 매출액은 별도기준 15.56% 오른 4188억 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만 해도 교촌치킨과 BBQ의 매출격차는 1300억 원 수준이었는데 1년 새 800억 원대로 좁혀졌다.
이처럼 경영 위기감이 고조된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실적 개선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2분기 가격인상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4월부터 간장 오리지날 등 한 마리, 부분육 주요 메뉴의 가격을 각 3000원씩 인상했다. 가맹점 수익 구조 악화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는 게 교촌에프앤비의 설명이다.
다만 배달비까지 포함할 경우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이 3만 원에 육박하게 되면서 역풍을 맞았다. 최근 발표된 메타서베이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200명 중 절반(48.7%)은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 후 다른 치킨 가게에서 주문한다’고 답했다. 이어 ‘교촌치킨에서 계속 주문한다’는 비중은 3.0%에 그쳤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출점한 것도 이례적인 시도다.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초 교촌필방을 열었다. 교촌필방은 396.7㎡(120평) 규모의 매장으로 새로운 메뉴 등을 선보인다. 교촌의 간장·허니·레드·블랙시크릿 4종이 나오는 팔방 시그니처 플래터와 수제맥주로 재운 필방 스페셜 치킨 등이 대표 메뉴다. 게다가 닭 특수 부위 오마카세도 예약제로 운영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교촌에프앤비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컵라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달 말부터 11번가를 통해 교촌 시크릿 볶음면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간 간편식 등을 중심으로 식품 사업을 전개해오긴 했지만 컵라면을 만든 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교촌 시크릿 볶음면은 용기면 형태로 교촌의 레드소스를 활용한 레드시크릿 볶음면과 블랙시크릿소스를 활용한 블랙시크릿 볶음면 2종으로 기획됐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매출, 영업이익 등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컵라면 가격도 2000원대로 상대적으로 비싸고 플래그십 스토어에도 오마카세를 도입한 것을 보면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차원일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