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비 수중 스파이 시스템, 잠수정 ‘타이탄’ 내파 감지했을 수도”

입력 2023-06-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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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타이탄 잠수 직후 폭발음 포착
소련 잠수함 추적 위해 냉전시대 개발한 시스템 주목

▲오션게이트익스페디션이 운영한 타이태닉 관광 잠수정 ‘타이탄’. AP뉴시스
▲오션게이트익스페디션이 운영한 타이태닉 관광 잠수정 ‘타이탄’. AP뉴시스

냉전 시대에 개발됐던 미국의 극비 수중 스파이 시스템이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 ‘타이탄’ 선체가 내파로 폭발했을 당시의 소음을 감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앞서 WSJ는 22일 “타이탄이 실종된 18일 미 해군의 일급비밀 군사 음향 탐지 시스템이 잠수정 폭발로 의심되는 소리를 처음으로 들었다”며 “해군은 그 소리가 타이탄에서 나는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지만, 22일 잠수정 잔해가 발견되기 전 선박 수색 범위를 좁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WSJ는 이날 타이탄의 마지막 소리를 포착했을 수도 있는 미 해군의 극비 시스템을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모든 국가 기밀 중에서도 군대가 정교한 음향 기술을 사용해 적들이 해저 수천 미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감지하는 방법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

수십 년간의 냉전 속에서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구소련 잠수함에 대한 두려움이 이런 시스템을 개발하고 극비로 한 이유라고 WSJ는 설명했다. 오늘날 중국과의 긴장은 냉전 이후에도 이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켰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6척을 포함해 수십 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시스템 중 하나가 타이탄이 잠수를 시작한 지 몇 시간 만에 내파가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소음을 확인했다고 WSJ는 전했다.

수중 감시 능력을 개발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무려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음파를 사용해 물체를 탐지하고 위치를 찾는 소나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과 기타 국가에서 잠수함을 탐지하는 데 쓰였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중 대서양에서 독일 유보트를 탐지하기 위해 장거리 소나 시스템을 개발했다.

냉전이 시작될 무렵 미국은 이후 수중음향감시체계(SOSUS)가 될 새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소련 핵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 개발된 SOSUS는 해저에 고정된 수중 청음기라는 기기 네트워크에 의존했다. 이 프로그램의 이름조차 구소련 붕괴 이후 상당 기간 기밀로 유지됐다. 수중 청음기 위치와 기능은 지금까지도 비밀로 남았다.

SOSUS는 1963년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에서 잠수 시험 중 침몰해 탑승자 129명 전원이 사망한 원자력 잠수함 ‘스레셔’호를 포함해 난파된 선박과 잠수함을 찾는 데 쓰였다.

싱크탱크 랜드(RAND)의 브린 태너힐 수석 기술 애널리스트는 “이 시스템이 오늘날에도 계속 사용되고 있으며 타이탄의 내파로 인한 소음을 감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SJ는 “다른 탐지 방법도 수색에 도움이 됐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미국 정부가 비밀을 밝히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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