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경제연구소 분배정의연구센터와 한국금융연구원은 '애덤 스미스 3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2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동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애덤 스미스 경제학을 이기적 경제인과 자유방임주의의 틀로 보는 왜곡된 시각을 바로 잡고 도덕감정론에 나타난 애덤 스미스 도덕철학의 연장선상에서 그의 경제사상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심포지엄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전 총리)의 기념사, 김광수 성균관대 교수·주병기 서울대 교수의 기조발제, 김병연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이명헌 인천대 교수, 이제민 연세대 교수, 장경덕 전 매경논설실장, 최정규 경북대 교수가 참여하는 종합토론으로 구성된다.
미리 배포된 기념사를 보면 정운찬 이사장은 애덤 스미스 경제사상을 이기심에 기반을 둔 자유방임주의라고 후대 경제학자들이 왜곡한 점을 지적하고 자본주의가 직면하는 경제위기의 본질이 이처럼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문제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공정한 관찰자에 의한 개인 이기심의 조정과 통제'라는 시장경제의 또 다른 작동원리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동반성장을 통해 승자독식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21세기 한국 자본주의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다.
'도덕감정론과 애덤 스미스의 경제사상에 관한 재조명'이란 제목의 첫 번째 기조발제에서 김광수 교수는 인류 역사와 함께했던 비공식적 행동규범에 관한 도덕적 세계는 사회의 자발적인 질서를 구성한다며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은 이러한 세계의 원천이 되는 마음 내면의 작용이 공정한 관찰자에 의한 동감의 원리로 수행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효용 극대화의 경제적 삶은 사회적 삶 속에 뿌리박고 있으므로 그 배경이 되는 도덕, 문화, 관습과 분리될 수 없다며 신뢰는 사회적 자본으로 조직운영과 경제성장의 동인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감에 근거한 정의감과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해 더 많은 부, 자유, 호혜성과 인간애가 고양돼 사회의 더 많은 행복이 가능하다며 현대 경제학의 단순 합리성 개념과는 거리가 먼 인간 본성에 관한 내밀한 탐구 덕분에 애덤 스미스의 도덕철학은 현대 경제학의 신조류, 즉 행동경제학, 신제도경제학, 법과 경제학, 행복경제학, 조직경제학 등의 기원이 되고 있다고 본다.
'애덤 스미스의 공평한 관찰자와 세기 정의로운 사회계약'이란 제목의 두 번째 기조발제에서 주병기 교수는 애덤 스미스의 공평한 관찰자와 도덕적 본성을 재조명함으로써 21세기 글로벌 자본주의가 초래한 여러 위기와 그 해결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찾는다.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공평하게 느끼는 공평한 관찰자의 인간 본성이 선한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를 만드는 단초가 된다는 애덤 스미스의 사상을 소개하고 공평한 관찰자의 정의로운 사회계약에 대한 롤즈의 평등주의적 분배원칙을 소개한다.
주병기 교수는 이같이 정의로운 글로벌 거버넌스가 부재한 상태에서 과학기술의 탐욕스러운 오남용을 묵인하는 자본주의 질서가 기후위기와 같은 지구환경과 생태계의 글로벌 위기가 반복되는 원인이라 지적한다.
글로벌 불평등과 재난 및 전쟁 난민 문제, 후쿠시마 오염수와 같은 원자력 안전 문제 등도 글로벌 위기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려면 공평한 관찰자의 관점에서 정의로운 사회계약, 글로벌 공유자원과 기본권에 대한 글로벌 거버넌스가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병연 교수 진행으로 '21세기 한국경제 애덤 스미스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주제의 종합토론에서 이제민 교수는 애덤 스미스 경제학의 핵심 논리를 이윤은 성장의 엔진이고 지대는 성장의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지가 상승으로 한국의 분배가 악화됐고 여전히 한국경제에서 지대추구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지대추구의 주역이 법사관료와 언론으로 교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