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의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마이크론은 28일 3분기(3~5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매출은 36억7000만 달러로 전 분기 36억9000만 달러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당순이익은 -1.59달러로 전 분기 -1.91달러에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매출은 비슷하나 순손실 규모가 축소되면서 본격적인 이익 개선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4분기(6~8월)부터는 실적 개선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은 40억 달러대를 회복하고, 주당순이익은 -1.06달러로 순손실 규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감소폭도 전년 동기 대비 -58%에서 -39%로 줄일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도 두드러지며 최근 소폭 조정됐던 주가도 다시 랠리를 펼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5일 장중 최고가 7만2700원을 터치한 뒤 7만 원대를 사수하며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도 15일 장중 최고가 12만1000원을 찍고 11만5000원대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1777억 원을 기록한 뒤 3분기 3조 원대, 4분기 5조 원대에 올라서며 ‘V자’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손실 3조 원대를 기록한 뒤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2조 원대, 1조 원대 영업손실을 거두며 적자규모를 줄여나갈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 반등과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에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목표주가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달에만 현대차증권(8만7000원), KB증권(9만5000원)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씩 올렸다. 한화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5만 원으로 약 30% 상향조정했다. 유안타증권과 BNK증권도 14만 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따른 단기적 수혜도 기대된다. 로이터통신은 마이크론의 중국 매출이 기존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 감소로 예상보다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 매출에서 중국과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에 달한다. 중국의 마이크론 판매금지 결정으로 중국 기업들은 마이크론의 메모리 반도체를 중국 현지 또는 한국 반도체 업체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증권은 “중국 기업들은 5~6월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부터 재고축적을 위한 단기 주문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치적 변수가 상존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단기적 주문 증가가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