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영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10개 중 6개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에 준하는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60.7%로 가장 많았다. 상반기 대비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24.3%,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 15.0%로 조사됐다.
하반기 투자를 늘리지 못하는 기업들은 이유로 △경기둔화 등 경제전망 불확실 33.7% △글로벌 통화긴축 지속 18.7% △금융시장 위축 및 자금조달 애로 11.7% 등을 지적했다.
반면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업황 개선 기대감 35.4%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31.3% △세제 지원, 규제 완화 등 투자 인센티브 확대 14.6% 등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일부 기업이 미래 경쟁력 확보, 정부의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으로 하반기 투자를 늘릴 계획이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와 통화 긴축 등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해 상반기 대비 투자 수준을 유지하거나 축소하겠다는 기업이 많았다.
기업들은 하반기 투자 활동을 저해하는 가장 큰 리스크로 글로벌 경기둔화(28.4%)를 지목했다. 이어 △글로벌 긴축에 따른 금리 상승세 지속 22.1% △고환율 지속 14.3% 등을 주요 투자위험으로 꼽았다.
올해 세계경제는 2%대의 저성장이 예상되며, 글로벌 긴축 추세와 여전히 불안한 국내 근원물가로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 아울러, 한‧미간 금리 격차(1.75%p) 등으로 당분간 고환율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 R&D 공제·법인세 감세 등 세제 지원 강화(26.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밖에 △투자 관련 기업규제 완화 19.3%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16.2%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축, 수출 감소,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누적 등의 영향으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기업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위하여 R&D 지원을 보다 확대하고, 규제 개선‧노동시장 개혁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