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륙 3개월 애플페이, 점유율 한 자리…신세계·CJ·이랜드 “도입 검토 중”

입력 2023-06-12 16:10 수정 2023-06-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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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레이의 국내 유통업계로의 확산 속도가 더디다. 국내 도입 3개월 가량 됐지만, 현재 결제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유통기업들이 적극적인 도입 필요성을 못 느끼며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표하고 있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 유통기업들은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도입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 다수였다. 애플페이를 도입해도 전체 결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단말기 비용을 들여 추가로 설치할 이익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애플페이가 도입된 3월 21일 이후 한 달간 신규 발급된 현대카드는 약 35만5000장이지만 4월 현대카드 개인 신용카드의 일반 사용액은 7조6293억 원으로 전월(7조7764억 원) 대비 1000억 원 넘게 감소했다.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결제액 증가 등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의미다. 업계는 구매력이 낮은 20~30대가 주로 사용하고 편의점 등 액수가 적은 가맹점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본다.

실제로 애플페이 출시 이후 20일간 현대카드 신규 회원 중 ‘애플기기’ 이용자의 91%가 애플페이를 등록했다. 연령대별로 20대가 51%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8%였다. 4월 말까지 애플페이로 가장 많이 결제된 곳은 편의점인 GS25(25%)였다.

▲애플페이 (사진제공=현대카드)
▲애플페이 (사진제공=현대카드)

현재 이날(12일) 기준 신세계그룹, 올리브영을 포함한 CJ그룹, 이랜드그룹 등의 계열사에선 애플페이 사용이 불가능하다. 애플페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편의점에서도 비중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도입 때부터 6월 초까지 전체 결제 방식에서 애플페이 비중은 1%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애플페이를 사용하더라도 결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고객을 추가로 유입하는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 업체들은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새로운 결제수단을 도입할 때는 다양한 요소를 검토해야 한다”며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도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 들인다면 검토할 게 많지만 추가로 발생하는 이익을 가늠하기 어려워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애플페이 상륙 초기 일부 매장에 도입했지만 이후 이용자 수 유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추가 확대를 고민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3월에 NC신구로점에 애플페이를 도입해서 운영 중”이라며 “다른 곳으로 범위를 넓힐지는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 고객층과 애플페이 이용자층이 달라서 도입을 검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트 이용자는 40~50대가 많아서 애플페이가 없어도 불편을 못 느끼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애플페이 사용층의 연령대가 올라가거나 하면 도입을 좀 더 빠르게 고려해보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 역시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미정”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한편, 지난달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폰 이용자 중 애플페이를 쓰지 않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 ‘오프라인에서 결제 가능한 곳이 적다’는 이유를 두 번째로 많이 꼽았다. 제휴 카드사가 적다는 점이 첫 번째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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