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사 루미나테크놀로지도 2024년부터 보험 판매
텔레매틱스보험 시장, 2030년 28조원 규모 성장 예상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초 열린 2022년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지난해 보험료 수입이 연간 3억 달러 수준에 달했으며, 분기 성장률이 자동차 판매보다 높은 2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명 ‘테슬라 보험’ 사업 확대에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나이, 성별, 사고 및 교통법규 위반 이력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가 책정된다. 하지만 테슬라는 당사의 전기차 보유자에게 이러한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주행거리, 보유 차종과 차량 대수, 거주지, 필요한 보험 보장 범위 등 기본적인 정보만을 제출하도록 한다.
테슬라는 보험료 책정의 핵심적인 정보를 운전자에게 직접 요구하는 대신, 차내 탑재된 센서를 통해 도출한 ‘안전 점수’를 활용한다. 개별 운전자의 주행거리 10만 마일(약 16만 km)당 사고 발생 확률을 예측해 0에서 100의 숫자로 표시한다. 급브레이크, 충돌 경고, 앞서가는 차량과의 이상 접근이 많을수록 안전 점수가 내려가며, 심야 운전 또한 안전 점수 하락으로 이어진다.
점수는 매일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월별 평균 점수는 보험료에 반영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보험료가 내려가는 구조다. 테슬라는 “소비자가 자동차 보험료를 기존 대비 20~30%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보험회사는 충분한 운전자 정보를 확보해 보험료에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보험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시작돼 현재 미국 12개 주로 확대됐다.
다른 완성차와 부품회사들도 보험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량 센서 ‘라이다’ 전문업체 미국 루미나테크놀로지는 올해 초 자사의 고성능 라이다 센서를 탑재한 차량 보유자에게 저렴한 보험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관련 상품을 개발, 2024년 미국을 시작으로 보험 판매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처럼 차내에 탑재된 단말기나 부품으로 운전자의 데이터를 수집, 사고 위험을 분석해 보험료를 책정하는 방법을 ‘텔레매틱스 보험’이라고 부른다. 리서치 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텔레매틱스 보험 시장 규모는 지난해 52억 달러(추정치)에서 2030년 213억 달러(약 28조 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약 7837억 달러에 달했던 자동차 손해보험 전체와 비교하면 아직 차이는 있지만, 성장률은 약 20%로 매우 높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자율주행차 기술이 발달할수록 고성능 센서나 인공지능(AI)에 의해 운전자의 사고 과실이 줄어들고, 기존의 값비싼 보험 또한 불필요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때 저렴한 보험을 제공하는 자동차업체가 보험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