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기술 발전 조건?"…"반도체 등 하드웨어, 정부 제도 보완 필요"
"韓 전할 메시지는?"…"시스템반도체 생산력 늘리고, AI 국제규범 선도해야"
오픈AI, 한국 투자 의지…중기부 장관 "시스템반도체 스타트업 협력 협의"
디지털플랫폼정부 도입할 초거대AI 구축 관련 의견도 구했을 듯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알트만 대표는 9일 한국은 반도체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챗GPT를 극착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적으로 어느 분야에 집중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는 데 대한 대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알트만 대표를 접견했다. 이도운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한 나라가 모든 걸 다할 수는 없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집중할 필요도 있는데, 한국은 어떤 분야에 집중하면 좋겠나”라고 묻자 알트만 대표는 “반도체 분야”라고 답했다.
알트만 대표는 “AI(인공지능) 시대에는 비(非)메모리 반도체도 필요하지만 막대한 데이터량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오픈AI는 현재 대만 반도체도 많이 쓰지만 대만이 계속 반도체 공급을 하더라도 수요를 맞추려면 한국 반도체가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과의 협력을 여러 나라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과 시장점유율 면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챗GPT 기술을 활용하고 발전시킬 분야와 조건을 묻는 윤 대통령의 질문에도 알트만 대표는 반도체를 짚었다. 그는 “인간 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반도체 등 하드웨어와 개인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정부의 법적 제도 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트만 대표는 한국에 전하고픈 메시지를 묻는 윤 대통령의 질문에도 반도체의 중요성을 재차 짚었다. 그는 “첫째, AI를 활성하기 위한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능력을 늘릴 것, 둘째, 기업 활동 규제를 없애 AI 생태계를 구축할 것, 셋째, 국제 규범을 만들어가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챗GPT를 두고 “전 세계에 열풍이 불고 있다. 시험 삼아 신년사를 작성하며 질문을 던져보니 제법 그럴듯한 결과가 나오더라”라고 덕담을 건넸고, 알트만 대표는 “좋은 말씀 감사하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챗GPT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 가운데 하나일 뿐 아니라 챗GPT가 발전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가진 나라”라고 화답했다.
알트만 대표는 그러면서 “한국의 AI 스타트업들은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경쟁력을 완벽히 갖췄다”며 “한국은 반도체 제조 역량 등 AI가 발전할 수 있는 자산을 이미 많이 갖고 있고,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오픈AI도 한국 스타트업들에 조력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알트만 대표는 앞서 같은 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소프트뱅크벤처스 주최 ‘파이어사이드 챗 위드 오픈AI’에 참석해서도 “한국에 대한 존경심이 높다. 기술력이 뛰어나고, 인터넷 보급률, 스타트업도 굉장히 놀랍다”며 “한국에 투자를 더 늘려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이어 윤 대통령 접견에도 배석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오픈AI와 함께 글로벌 기업-한국 스타트업 간의 멘토링 및 인큐베이팅 협력, 기술 교류,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과의 협력 등 양자간 ‘콜라보 사업’을 협의했다”고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챗GPT 부작용 방지를 위한 국제규범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기술의 발전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챗GPT와 관련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 규범도 속도감 있게 마련돼야 한다”고 했고, 알트만 대표는 “사회 내에서의 위험성을 줄이고 개인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규범 마련은 중요하다.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공감했다.
윤 대통령은 올 초 챗GPT의 혁신성을 평가하며 대통령실은 물론 정부부처에 사용을 권한 바 있다. 또 주요 국정과제인 디지털플랫폼정부에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를 접목시키기 위해 3901억 원 예산을 투입해 민관 합동으로 초거대 AI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플랫폼정부에 도입할 AI 구축 관련해서도 의견을 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