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안주고 연금으로 돌린다…주택연금 가입자 급증

입력 2023-06-07 13:32 수정 2023-06-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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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택연금 신규가입건수 전년 대비 35% 증가

보유한 집을 담보로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식으로 받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가입자 연령대도 어려지는 추세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정부의 가입 장려, 가입자의 인식 변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놓은 ‘되살아난 주택연금 인기, 지속가능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가입건수는 1만4600건으로, 전년(1만805건) 대비 35% 증가했다. 누적 가입건수로 따지면 7만1791건에서 8만2941건으로 1만1150건 늘었다.

주택연금 가입자수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 추세다. 특히 2019년 이후 신규 가입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평균 가입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65세 미만의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기존에는 70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가입이 이뤄졌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주택연금의 평균 가입연령은 72.1세 로 약 15년 전인 2008년(74.3세)과 비교해 어려졌다.

정윤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택연금이 인기를 끈 가장 큰 요인은 정부의 가입 장려 정책”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2020년 가입대상 연령을 기존 60세에서 55세로 낮추는 등 가입 대상을 확대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명예퇴직 등에 따라 은퇴 시점이 앞당겨지면서다. 정부는 같은 해 주택가격 상한 또한 시가 9억 원에서 공시지가 9억 원으로 완화했다

부동산 시장의 기조 변화도 주택연금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통상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주택연금 가입이 둔화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반대 양상이 나타난다.

가입자의 인식 변화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노후준비에 대한 주체가 변화하면서 상속의 대상으로 주택을 바라보기보다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실제 자녀가 노후를 책임지는 시대에서 고령자 스스로가 노후 준비의 주체가 되는 시대로 바뀌는 분위기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부모 부양의 책임은 자식에게 있다는 의견에 대한 동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모 부양에 대한 ‘동의’ 비중은 21% 정도에 불과했다.

주택을 상속 대신 주택연금에 가입해 운용하는 인식의 전환이 자리잡은 배경이기도 하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보유주택 비상속 의향은 2008년 12.8%에서 2018년 28.5%까지 뛰었다.

정 수석연구원은 “가용현금이 부족하고, 익숙한 주거환경을 선호하는 고령층의 특성상 거주주택을 활용한 노후자금 마련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노후준비가 중요해지는 시기인 만큼, 안정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주택연금 가입 장려를 위해 주택 공시가격 상향, 초기보증료 체계 개선, 세제 혜택, 대출금 상향 한도 등의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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