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주기 7월 끝날 수도”
경기위축 우려도 금리 인상 제동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의 인플레이션 수치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하락해 1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이날 5월 조화소비자물가지수(HICP) 속보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 수치인 7.6%와 시장 전망치인 6.8%를 모두 밑돈 것이다. 정부 보조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낮아졌고, 식료품·상품·서비스 가격 상승폭도 둔화했다.
프랑스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용하는 물가 지표인 HICP로 환산한 인플레이션율이 6.0%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6.9% 대비 0.9%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또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측한 전망치 6.4%보다도 낮았다. 담배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했다.
이는 두 나라뿐만이 아니다. 유로존 전체에서 물가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율이 4월 7%에서 지난달 6.3%로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주요국들에서도 5월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졌다. 특히 스페인의 인플레이션율은 2.9%로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는 ECB의 금리 인상 종결론에 힘을 싣는다. 클라우스 비스테센 판테온거시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에서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뚜렷하다”며 “ECB의 금리 인상 주기가 7월에 끝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다음 달 통화정책 회의에 있을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 지역의 경기 위축 우려 또한 추가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다. 독일 경제는 이미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기술적 경기침체에 진입한 상태다. 유로존의 은행 대출은 6개월 동안 정체돼 신용 경색 우려가 커졌다.
관건은 근원물가다. ECB 당국자들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 수치에 주목하고 있다. 근원물가 수치가 예상보다 더 크게 떨어진다면, 올여름 긴축을 종료할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