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는 10억 원 이상 ‘똘똘한 한 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0억 원 이상 아파트의 거래량 증가율이 저가 단지보다 더 높은 모습을 보였다. 시내 핵심지 아파트 거래량 증가가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1년 만에 상승 전환한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 분석 결과 올해 누적(1월 1일~5월 26일) 기준 서울 내 실거래가격 ‘10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22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 1278건 대비 78.3%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서울 내 ‘10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누적 7473건으로 지난해(4428건)보다 68.7% 증가했다.
거래량만 놓고 보면 ‘10억 원 이하’ 아파트가 더 많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10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단지의 거래량 증가율이 9.6%포인트(p) 더 높다.
시가 9억 원 이하 주택 매수 때 최대 5억 원까지 연 4% 수준 고정금리로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으로 서울에서도 10억 원 이하 단지 매수가 더 유리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이어졌지만, 실수요자와 투자자는 핵심지 위주로 접근하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 내 다른 지역은 서울과 반대다. 경기도의 경우 실거래가 ‘10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 증가 폭이 ‘10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단지보다 컸다.
올해 경기지역 실거래가 ‘10억 원 이하’ 거래량은 3만58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4645건보다 약 45% 증가했다. 반면 ‘10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단지는 올해 누적 기준 1380건이 거래돼 지난해 1029건 대비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비율만 놓고 보면 경기지역에선 ‘10억 원 이하’ 단지 거래가 10억 원 초과 단지 거래량보다 약 11%p 더 높은 것이다.
전문가는 서울의 10억 원 초과 단지 거래 증가율이 10억 원 이하 단지를 앞지른 것은 해당 가격대 매물이 집중된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를 중심으로 거래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 전체에 ‘똘똘한 한 채’ 바람이 불었다기보다는 강동구와 송파구 등 집값 급락지역에서 올해 들어 거래가 많이 늘면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반등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송파구는 올해 누적 1017건이 거래돼 서울 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어서 강동구는 816건의 손바뀜이 발생해 거래량 3위를 차지했다. 2위는 노원구로 840건 수준이었다.
거래량이 늘면서 아파트값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송파구 송파동 ‘래미안 송파파인탑’ 전용면적 64㎡형은 15일 13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22일 실거래가 12억8000만 원보다 90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전용 59㎡형은 지난 16일 10억9500만 원에 팔렸다. 지난달 19일 거래가격 10억5000만 원보다 4500만 원 상승한 것이다.
다만, 아파트 거래량 확대가 서울을 넘어 수도권과 지방으로 확산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김 소장은 “당장 경기지역은 아파트값이 내림세고, 지방도 부진하다”며 “특히 지방은 집값 내림세가 이어져 실수요자가 매수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돼 거래량이 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