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보험 가입자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줄이고 있다. 고금리로 높은 수익을 거둬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고객 서비스 개선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신용카드 납부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약 20조 원으로, 이 중 3.9%인 약 8100억 원을 카드결제로 납부받았다. 보험사별로 보면 라이나생명이 33.9%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으며, 생명보험 ‘빅3’(삼성·한화·교보) 중 그나마 유일하게 신용카드 납부가 가능한 삼성생명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카드 수납 비율이 낮은 이유는 수수료 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보험사는 카드사에 약 2%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 사업비가 증가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신용카드 납부 방식을 확대하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보험료 자동이체 할인 제도도 축소하고 있다. 앞서 2020년, 일부 생보사는 자동이체를 권장하기 위해 총 납부보험료의 1%를 할인하던 제도를 폐지했다. 보험 매출의 1%를 덜 받는 만큼 수익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험료 자동이체율이 높아진 것도 할인 제도의 폐지에 한몫했다. 1월 한달 간 22개 생보사의 자동이체 납부액은 약 5조 2000억 원으로 전체 납부액의 85%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보험료 납부일마다 설계사가 직접 보험료를 거둬야 했기 때문에 인력,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 자동이체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동이체 납부 방식이 활성화돼 혜택을 축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장성 상품에 혜택을 제공했지만 사업비 부담이 증가하며 혜택 제공을 지속하는 게 부담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보험사의 점포 수가 감소해 고령층이나 취약 계층들의 금융업무에 대한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2021년 9월에서 지난해 9월 말까지 보험사 점포 수는 총 365개 감소했다. 이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를 활용하지 못하는 디지털 약자를 소외시킨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