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위력이 지난해 8월 발생한 태풍 ‘힌남노’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요.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태풍 예고장, 지금 ‘마와르’는 어디까지 왔을까요?
22일 오전 9시 기준 태풍 ‘마와르’는 괌 남남동쪽 약 600km 부근 해상에 위치해 있는데요. 중심기압 970hPa, 최대풍속 35m/s의 강도 ‘강’의 태풍으로 북북서진 중입니다. 기상청의 예측한 태풍 예상 정보로는 22~23일 강도 ‘강’의 태풍으로 약 16km/h의 속도로 북북서진하다가 24일 강도 ‘매우 강’으로 발전해 최대풍속 45~50m/s의 최대풍속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27일 오전 9시 태풍 ‘마와르’의 중심기압은 920hPa까지 내려가고 풍속은 53m/s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심부에서 930hPa 이하의 기압이 관측되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평가되는데요. 지난해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가 제주도에 상륙했던 9월 5일 중심기압은 940hPa, 최대풍속은 47m/s로 측정됐습니다.
당시 경북 포항시와 경주시를 중심으로 부울경지역과 제주도에 상당한 피해를 줬는데요. 특히 포항시가 심각한 피해를 받아 포항제철소가 창립 이래 최초로 전면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포항과 경주에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됐고, 울산과 포항, 경주엔 시간당 70~100mm가 넘어가는 폭우가 쏟아져 울산 1명 사망, 포항 9명 사망, 경주 1명 사망 등의 큰 인명피해를 입었는데요. 현재 추산되는 물적 피해 규모는 약 1조 7000억 원 수준인데요. 태풍 루사와 매미, 에위니아에 이은 역대 4위의 규모입니다.
특히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쏟아진 폭우에 포항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민들이 침수 전에 차를 빼기 위해 내려갔다가 9명이 급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고립돼 익사하는 사고가 큰 아픔을 줬는데요.
이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도착한 태풍 소식에 모두 그 경로와 위력에 신경이 곤두세워있는 중이죠,
태풍 ‘마와르’의 27일 오전 9시 이후 경로는 아직 예측되지 않았는데요. 예상 방향은 필리핀 동쪽 바다에서 서진 쪽으로 기울어 있지만,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태풍 ‘힌남노’와 같이 돌연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세계기상기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부터 엘니뇨로 지구 곳곳에 폭염과 홍수 가뭄이 예상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이 엘니뇨의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 강도가 세지면서 세계 각지에서 이상고온이나 폭우, 가뭄 현상도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한국을 포함해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는 예년보다 더운 날씨를 기록했는데요.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40도가 넘는 폭염이 찾아와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하기도 했죠.
한반도는 엘니뇨가 발생하면 남부지방에 강수량이 증가하는데요. 동태평양 수온이 증가하면 한반도와 일본을 중심으로 일종의 저기압성 바람 통로가 만들어지는데, 남부지방 쪽으로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기 때문이죠. 슈퍼엘니뇨가 예상되는 만큼 올여름 한반도에는 폭우가 내리고 태풍도 잦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은 유동적인 태풍 ‘마와르’의 진로. 온전히 소멸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데요. 지난 태풍 ‘힌남노’때도 적극적인 예방과 속보가 그래도 그 피해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지난 10년간 5월에 발생한 태풍 중 한반도에 상륙한 사례는 없습니다. 설사 상륙하지 않더라고 태풍 수증기가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계속되는 보도에 관심을 가지고, 태풍 ‘힌남노’의 슬픈 기억에 더해지지 않도록 모두의 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