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값받기’ 등 글로벌 시장서 비슷한 전략 구사
영업이익률 높아지는 추세에도 가격 인하는 없을 듯
마이클 콜 현대자동차 유럽권역본부장 사장이 테슬라 등 경쟁사의 전기차 가격 정책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사업 권역에서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북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전략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콜 사장은 16일부터 양일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로이터 오토모티브 컨퍼런스에 참가해 “우리는 경쟁사가 하는 일에 대해 반사적으로(knee-jerk reaction) 반응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콜 사장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대응해 가격을 변경하지 않고 있다”라며 “소비자들에게는 가격이 변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우리는 가격 전략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콜 사장은 이 발언을 통해 지난해부터 모델 S·X·Y 등의 가격을 수차례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는 테슬라를 따라가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테슬라가 쏘아 올린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 북미 등에서도 이러한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소위 ‘제값받기’ 정책 등 글로벌 시장에서 유사한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초 북미 시장에서 테슬라가 여러 차례 가격을 인하하는 상황에도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등 주요 전기차의 출시 초기 판매가를 고수하고 있다. 딜러사에 제공하는 인센티브(판매 성과 보수)가 업계 최저 수준인 만큼 공식적으로 판매 가격을 낮추는 대신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경쟁사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가 올 1분기에 2013년 3분기(9.7%) 이후 분기 기준 최고인 9.5%를 기록하는 등 가격 인하 여력을 늘려가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2025년까지 현대차의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은 2025년 1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럽에서 현대차의 판매 전략이 재확인되면서 높은 영업이익을 활용한 가격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이어온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까지 15%를 넘어서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