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집중해야…반도체 수급 몰릴 것”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속담이 상반기 주식시장에 통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코스닥 시장 모두 시가총액 100위 이내 종목인 대형주 투자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덕분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지수는 12.05%의 등락률을 기록했다. 그 밖에 중형주는 3.76%, 소형주는 11.03%의 등락률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지수는 시가총액 1위부터 100위까지 종목으로 구성된다. 중형주지수는 101위부터 300위까지, 소형주지수는 301위 이하 종목을 편입해 구성한다.
코스닥시장에선 이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대형주지수는 31.22%를 기록했다. 이는 코스닥지수(20.24%) 상승률보다 10% 이상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중형주는 10.65%, 소형주는 12.38%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대형주 등락률이 유독 큰 것은 이차전지 대표 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덕분이다. 두 종목은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이 기간 10만3000원에서 55만1000원으로 434.95% 올랐다.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기간 9만2100원에서 22만9000원까지 오르면서 148.6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코스닥 시가총액 100위 기업 중 이차전지 관련주인 △레이크머티리얼즈(193.14%) △포스코엠텍(155.32%) △엘앤에프(44.96%) △성일하이텍(36.58%) △씨아이에스(30.22%) △엔켐(25.10%) 등도 큰 등락률을 기록하며 대형주지수를 끌어올렸다.
한편, 최근 시작된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약세로 지수가 주춤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대형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업황 반등이 예상되는 반도체 관련 종목에 수급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부채 한도 협상 지연과 예탁금, 신용 잔액 등 국내 투자자 수급 지표가 꺾이며 증시 조정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중·소형주 수익률이 대형주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라며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기관의 순매수와 낮은 신용 잔액 비율을 갖춘 대형 성장주라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대형주, 연초 랠리에서 소외됐던 종목, 주가 부담이 없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