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달러 파킹’ 수요를 겨냥해 미국 무위험지표금리(SOFR)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기관 자금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자산운용의 ‘KBSTAR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 ETF가 신규 상장했다.
지난달 4일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SOFR금리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한 지 한 달 반 만에 한국투자신탁운용(4월 25일), 미래에셋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5월 9일), KB자산운용까지 순자산 1~5위 운용사들이 SOFR ETF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1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무위험지표금리를 말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SOFR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12일 기준 SOFR는 연 5.05% 수준이다.
SOFR ETF는 1영업일의 초단기금리를 복리로 쌓아가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도 수익 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이며, 투자 금액이나 기간과 관계없이 하루만 보유해도 하루 치 SOFR금리를 수취할 수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는 보유 중인 달러로도 ETF 투자가 가능해 효율적인 외화 운용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 ETF는 달러 보유 기관들이 달러로 2000억 원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한 KOFR(한국 무위험지표금리) ETF는 상장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며 변동성 장세에서도 총 4조 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는데, 올해는 달러 투자까지 가능한 SOFR ETF를 선보이며 ‘달러 파킹’ 수요를 겨냥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발주자로 나선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은 총보수를 최저 수준인 0.05%로 책정해 경쟁력을 높였다.
다만 KOFR ETF만큼의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KOFR보다 SOFR금리가 더 높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원·달러 환율 변동으로 손실이 날 수 있는 데다 현재 환율이 고점이라고 판단하는 투자자들도 있어 생각만큼 수요가 크지 않은 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