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후임에 중진·친윤계·호남권 등 의견 분분
당 관계자 “중진 여부 중요치 않아…혁신적 인물 되면 좋을 것”
강민국, 후보군·단수 추천 여부 두고 “정해진 바 없다” 일축
국민의힘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여당 최고위원직 보궐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중진·친윤계·호남권 인물 등 예측이 분분한 상황에 당 측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불필요한 잡음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한다. ‘설화 논란’에 이어 대통령실 당무개입 논란에 불을 지핀 ‘녹취록 파문’까지 터지자 태 의원이 10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기 때문이다.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이 궐위 시 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를 꾸려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한다.
태 전 의원의 후임 자리를 두고 하마평에 오른 인물은 여럿이다. 당의 단합을 위해 ‘친윤(친윤석열)계’ 최고위원이 들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이에 김정재·박성중·송석준·송언석 등을 비롯해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탈락했던 이만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 지역 안배 차원에서 호남을 지역구로 둔 재선 이용호 의원이 유력하다는 시각도 있다.
적절한 후보군을 두고 당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어려운 당 상황을 감안해 쇄신을 꾀할 인물을 등용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개혁엔 동의하지만 분위기 전환에 있어 최고위원직이 가지는 한계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등 여러 말들이 오가는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 입장에선 (기존 구성원에) 조금 더 조화롭거나 편한 사람을 원할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잇단 설화 논란으로 기존 최고위원회 이미지에 타격이 있었던 만큼 혁신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분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도부 공백을 메꾸기 위한 인물 등용에 당 개혁까지 논하는 건 ‘과한 기대’란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당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당 대표도 아니고 최고위원인데 무슨 정치적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개혁적인 사람이 되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결정적으로 당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 지도부와 같이 했다가 자기 정치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하면 지도부에서는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나중에 또 비대위로 바뀔 수도 있고 오명을 뒤집어쓸 수도 있고 하니 (일각에선 최고위원을) 안 하려고 하는 마음도 조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 지도부 체제 존속 불확실성이 최고위원 출마를 피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이다.
이번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는 아직 없다.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이용호 의원은 이날 본지에 “최고위원에 손들고 나설 생각이 없다. 당내 좋은 분들이 많다”며 불출마 뜻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항간에 떠도는 하마평과 선거 방식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단수 추천설’에 대해서도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그 방법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