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금리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최대 약 2%포인트(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 자영업자 소상공인 원금과 이자 상환유예조치 종료를 앞둔 가운데 은행권이 자영업자에게 내준 대출잔액과 연체율 모두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증가세를 보여 자영업자 부실 위험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취급한 개인사업자 평균 신용대출금리는 5.29~6.44%였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19년 1분기(4.71~4.87%)와 비교했을 때 상단과 하단이 각각 1.57%p, 0.58%p 올랐다. 1년 전(2.88~4.45%)과 비교하면 상ㆍ하단이 각각 1.99%p, 2.41%p으로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11월에서 올 1월까지의 평균 신용대출금리 상단인 6.93%보다는 감소했지만,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도 1년 새 급등해 평균 금리 상단이 6%대를 넘은 것이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도 증가세다. 지난달 말 기준 총 312조3106억 원으로, 전월 대비 5553억 원이 증가했다.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더 커진다. 2019년 말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총 237조4060억 원으로, 약 3년 새 74조9046억 원(1.3배) 증가했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잔액·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사상 최대 수준인 1019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은행 개인사업자대출 기준 연체율도 지난해 말 0.26%로 직전 분기(0.19%)대비 0.07%p 급등했다. 이는 2020년 2분기(0.29%)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저소득층(소득 하위 30%) 자영업자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1.2%로, 2019년 말(1.4%)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이 올랐다.
9월 소상공인ㆍ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이자 상환유예조치가 끝나면 지금보다도 연체율 상승 폭이 커질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때 빚을 내서 버티던 자영업자들의 문제가 하반기에 부실 리스크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들의 연체율이 더 올라갈 것을 대비해 대환대출 상품으로 상환 부담을 낮춰주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