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리서치 제도권 편입, 규제와 지원이 이뤄져야”[파워 커진 독립리서치]③

입력 2023-05-08 07:06 수정 2023-05-0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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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증권가를 떠나는 애널리스트 등 일명 ‘증권맨’이 늘면서 독립리서치 업계도 활성화하고 있다. 비교적 보수적인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아쉬움을 느낀 이들이 각자의 투자 철학을 마음껏 펼치기 위해 독립리서치 시장에 뛰어들어서다.

최근 이투데이와 만난 리서치알음과 FS리서치, 밸류파인더 IV리서치 등 국내 독립리서치 대표와 임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독립리서치에 입성한 시점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비슷한 이유와 목표를 가지고 입성했다고 입을 모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인 오승택 IV리서치 이사는 “장기투자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펼치고 싶었지만, 증권사에서는 단기 이슈에 집중해야 해서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우리가 정말 추구하고 지향하는 투자 포인트에 집중하려면 증권사를 나와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고윤기 리서치알음 이사는 “최성환 대표가 증권사 스몰캡(중소형주) 애널리스트 시절 창의적인 종목 리포트를 써보고 싶어도 법인 영업팀이나 회사 눈치를 보게 됐다고 했다”며 “주로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하고 대형주를 다루다 보니 애널리스트 본인의 역량을 발휘가 쉽지 않아 2016년 리서치알음을 설립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투자 철학은 ‘종목 발굴’로 좁혀졌다. 저마다 가진 독창적인 투자 철학을 통해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하겠다는 설명이다.

황세환 FS리서치 대표는 “증시를 계속 확인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단기성 정보를 빠르게 확인해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직장인 등 개인투자자는 투자에 시간을 쏟기 어렵다보니 한 발 늦을 수 밖에 없다”며 “이에 개인투자자가 장기투자해도 물리지 않고 성장하는 기업을 발굴하려 한다”고 했다.

정태원 IV리서치 대표는 “기업이 나아가는 방향성에 집중해 좋은 종목을 발굴하는 데 의의를 둔다”며 “‘다운사이드 프로텍션’(하방 안전 장치)과 ‘업사이드 포텐셜’(주가 상승 잠재력)을 가진 종목을 찾아 보고서 작성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주로 세미나보다는 기업탐방, 보고서 작성 등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회사만의 독창적인 투자 철학을 추구해온 덕에 얻은 성과도 있다. 리서치알음은 챗 GPT가 국내에 알려지기 전인 지난해 12월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다. 국내에 챗GPT 관련주를 처음 소개한 셈이다.

고 이사는 “현재 뉴욕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최 대표가 뉴욕에서 접한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며 나온 결과물”이라며 “일부 종목은 최대 600%까지도 수익이 나고 있다”고 했다.

이충헌 밸류파인터 대표는 지난해 9월 독립리서치 최초로 증권사와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그만큼 기업탐방을 많이 한다”며 “시가총액 5000억 원 이하의 모든 기업을 탐방하자가 모토”라고 했다.

개인투자자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만큼 투자 교육에도 관심이 많았다. 황 대표는 “강연 등 교육을 통해 대학생과의 접점을 늘릴 방법을 찾고 있다”며 “향후 리서치 능력을 키워 업무적으로도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싶다”고 했다.

독립리서치의 제도권 편입에 대해서는 규제와 지원이 적절히 이뤄져야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오 이사는 “지금은 어디까지를 독립리서치로 볼 것이냐는 기준도 모호해 가이드라인이 구체화 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시장 초기라 독립리서치가 대부분 영세한 상황에서 규제만 하는 제도권 편입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장 수익화 모델을 찾지 못한 독립리서치가 대부분인데 규제만 하면 제도권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해외 독립리서치가 운용사나 자문사에서 돈을 받아 성장하는 것처럼 기관에게 역량 있는 독립리서치와 협력해 정보를 제공하면 가산점을 주는 등의 협력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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