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당시 크렘린궁에 없어...부상·사망자 無
우크라 “푸틴, 국민에게 동기 부여 위해 해당 주장 펼쳐”
북유럽 5개국 “우크라의 EU·NATO 가입 지지”
3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DW), CNN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은 이날 새벽 발생했다. 오전 2시 37분경 텔레그램의 한 지역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크렘린궁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CNN은 "비디오 분석 결과 크렘린 상공에 두 대의 드론이 비행했지만, 우크라이나 관여 여부는 확인이 안 된다"고 전했다.
이번 드론 공격으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국영 RIA 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 시도 당시 크렘린궁에 없었으며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을 테러로 간주하며 푸틴의 목숨을 노린 고의적인 시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장소와 시기에 보복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에 연루된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북유럽 5개국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푸틴이나 모스크바를 공격하지 않고 우리 영토에서 싸운다”며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자) 푸틴이 국민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러시아가 해당 주장을 펼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주장에 대한 최종 판단을 전쟁재판소에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도 우크라이나의 개입을 부인하며 자국이 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드론 공격이) 어떠한 군사적 목표도 해결하지 못한다”며 “대반격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도움이 안 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전승절을 앞두고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르게이 니키포로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대변인은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일은 분명히 5월 9일 전야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전승절은 1945년 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 정권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날을 기념한다.
러시아 전직 관리는 러시아 당파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일리야 포노마레프 전 러시아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군대가 아닌 러시아 당파의 소행이라고 믿는다”며 “아직 공개적으로 책임을 주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포노마레프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러시아 의원이었다. 이후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그는 테러 용의자 명단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