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에 발생한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북 사건' 피해자 가족이 조사권을 발동하지 않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졌다.
3일 서울고법 행정4-2부(재판장 한규현 부장판사)는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황인철 대표가 인권위를 상대로 제기한 각하 결정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판결 이유를 따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납북자 송환 문제는 국가안보, 외교관계 및 대북정책과도 밀접히 관련된 부분이 존재하므로 피고가 실제 조사를 진행하더라도 국가안보 등과 관련된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인권위가 조사권을 발동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부당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KAL기 납북 사건은 1969년 12월 11일 강원도 강릉에서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북한 공작원이 납치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황 대표의 아버지 황원 씨를 포함한 승객 7명과 승무원 4명이 한국으로 귀환하지 못했다.
황 대표는 2018년 7월 "통일부를 상대로 북한 당국에 신병 인도 이행을 촉구하고 소재를 파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통일부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하지만 인권위는 "특수한 남북관계 틀 안에서 제한적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위원회가 조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사건을 각하했다.
황 대표는 이 같은 인권위 처분에 불복해 지난해 6월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