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농축산물 물가도 봄철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무와 시설채소 등 일부 가격이 올랐지만 곧 안정화 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4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 상승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1.8%가 하락했다.
겨울 한파와 일조량 부족으로 올해 초 채소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지만 이달 이후 기온 상승과 봄철 물량 분격 출하 등 여건이 개선되면서 앞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
주요 품목별로 배추는 겨울배추 생산량이 전년 대비 12.8%, 평년 대비 4.4% 늘어나면서 낮은 가격이 지속되고 있다. 5~6월 출하하는 봄배추 재배면적도 증가해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저장배추의 품질 저하와 기상악화에 대비해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면 농식품부는 이달 8200톤의 비축 물량을 방출하고, 6월에는 봄배추 8000톤을 추가로 비축해 여름철에 대비할 계획이다.
양파도 조생양파가 본격적으로 출하하면서 도매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4월 중순 ㎏당 1376원이던 양파는 4월 하순 828원까지 내렸다. 농식품부는 도매가격이 소매가격에 반영되기 전까지 대형마트 수급 단가를 지원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식자재업체 등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수입양파를 직공급하고, 이달 중으로 저율할당관세 2만 톤을 늘리는 등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감자도 이달 중순부터 전체 감자량의 약 67%를 차지하는 노지 봄감자가 본격적으로 출하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봄 감자 출하 전까지는 정부 비축물량 1200톤을 도매시장에 공급하고, 농식품부는 봄감자 6500톤 수매비축, 고랭지 감자 채소가격안정제 8420톤 운영, 제과업체 1만2810톤 할당관세 적용 등의 수급 안정책을 운영한다.
다만 한파 피해가 발생한 무는 생산량이 전년 대비 22% 줄어들면서 높은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무 1개 소매가격은 2032원으로 1년 전 1640원, 평년 1657원에서 20% 이상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봄무가 본격적으로 출하하는 6월 이후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도매시장에 하루 100~200톤 정도로 정부 비축물량을 5800톤 방출하고, 단무지와 쌈무 등 가공업체 부담 완화를 위해 6월 말까지 수입 무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설채소도 지난달 중순 기상악화로 출하량이 감소해 당분간 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는 작황과 출하 동향을 확인하는 한편 여름철 재해 예방도 사전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4월 농축산물 가격은 채소류 가격 하락으로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5월 이후에도 봄철 생산물량 본격 출하 등으로 공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양파, 무, 감자 등 일부 품목은 저장량 감소, 기상악화 등 수급 불안 요인이 있어 품목별 수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수급불안 시 비축물량 방출, 가축 입식 확대, 할당관세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축산물은 한우와 달걀을 중심으로 가격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돼지고기는 계절적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 추세지만 전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고, 닭고기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높은 상황이지만 이달 말부터 종계 생산성 회복 등으로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