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베이징서만 140만 명, 전년 대비 1485% 증가
베이징 항공편도 1594% 폭증
보복소비에 수요 늘었지만, 제조업과 고용은 부진
4월 제조업 PMI, 4개월 만에 위축 국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철도그룹은 연휴 첫날인 29일에만 전국적으로 약 1970만 명이 기차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하루 기준 최대치다. 도로, 항공 등을 포함하면 5827만 명이 이동한 것으로 추산됐다. 연휴 둘째날 이동한 사람 수도 523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이틀간 관광지를 찾은 사람이 1억1000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가장 심했던 베이징은 첫날에만 140만 명이 기차역을 드나들었다. 전년 대비 1485%, 2019년 대비 27% 늘어난 수준이다. 베이징을 오가는 항공편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594%, 14% 증가했다.
주요 상점도 인파로 가득 찼다. 대형 유통업체 판매는 전년 대비 21% 증가했고 주요 식품 체인 매출과 의류 판매도 각각 37%, 21% 늘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보복 소비 심리가 황금연휴를 맞아 분출됐다는 평가다.
다만 소비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제조업의 부진이 큰 변수 중 하나다. 4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를 기록해 전월(51.9)과 로이터통신의 전문가 전망치(51.4)를 모두 밑돌았다. 지수가 경기 위축 국면으로 다시 진입한 건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통상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신규 수출 주문도 3월 50.4에서 47.6으로 떨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부진이 1분기 빠른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해명했지만, 중국 노동력의 18%를 책임지는 제조업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회복 불안을 부채질했다.
블룸버그는 가계 소득 성장세가 약해지고 청년 실업률이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위기 요인 중 하나로 짚었다. 3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전월 18.1%에서 19.6%로 상승했다. 생산과 고용 지표는 보복 소비 영향으로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4.5%로 발표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수요와 생산에서의 엇박자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더 개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궈타이쥔안인터내셔널의 주하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PMI 수치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회복세가 다소 힘을 잃었고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지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활발한 휴가철 여행과 조용한 부동산 시장 활동 등 혼합된 지표와 더불어 이번 PMI 수치는 중국 정부가 2분기에도 재정과 통화에서의 지원 정책을 유지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