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년제 일반대학의 첨단분야 정원을 늘리기로 하면서, 최상위권 대학 입시 경쟁률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4학년도 첨단분야 정원은 수도권 대학(10개교)에서 817명, 비수도권 대학(12개교)에서 1012명 늘었다. 수도권 대학 정원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23년 만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증원으로 자연계 상위권 대학 합격선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정원 확대는 자연계 최상위권 합격선에도 영향을 줄 정도의 규모"라며 "올해 수험생이 사상 최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위권 대학의 합격점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대표는 “첨단분야 학과의 수시, 정시에 합격하고도 의대에 동시 합격했을 때는 여전히 의대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며 “의약학계열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수도권과 지방 간 고른 인재 양성을 위해 지방대학의 경우 신청 인원에 맞춰 증원을 배려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 역시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수도권 정원 확대로 우수인재가 더 유출돼 비수도권 대학과의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비수도권 대학도 증원했지만, 수도권 대학을 증원해 의미가 퇴색된다”며 “수도권 집중과 지방대 위기를 부채질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임 대표도 “첨단분야 학과도 서울과 수도권 쏠림이 뚜렷하다”며 “수도권과 지방 대학 간 양극화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