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국빈 방미'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오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용사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오찬에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글로벌 리더 국가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은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자유의 가치를 믿는 180만 명의 젊은이들이 공산화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한국전쟁에 뛰어들었다"며 "오직 자유를 지킨다는 사명 하나로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셨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승리한 전쟁이고, 기억해야 할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바로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영웅이자 진정한 우리들의 친구"라며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에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2만8000명의 주한미군 전우들이 우리 국군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중심에 한미동맹이 있다.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며 강력한 동맹 관계를 만들어 왔다"며 "대한민국은 자유를 위해 함께 싸운 여러분의 헌신과 우정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전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미군 장병들의 유해 발굴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마지막 한 분이 가족의 품에 안길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에서 윤 대통령은 랄프 퍼켓 예비역 육군 대령, 앨머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해군 대령에게 훈장을 친수하고, 고(故)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에게는 조카인 조셉 로페즈가 참석한 가운데 훈장을 추서했다.
퍼켓 대령은 1950년 11월 25일 미 제8군 유격중대 중대장(중위)으로 참전해 평안북도 소재 205고지 진지를 6회에 걸쳐 사수하고 대원들의 목숨을 구했다. 윌리엄스 대령은 1952년 11월 적군 미그15기 7대와 교전 끝에 4대를 격추했고, 로페즈 중위는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서 수류탄에 몸을 던져 부하들의 희생을 막았다.
윤 대통령은 퍼켓 대령의 휠체어를 직접 끌고 무대로 이동했다. 이어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퍼켓·윌리엄스 대령과 로페크 중위 조카에게 수여했다.
이날 오찬에는 빈 테이블이 마련됐다.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전사한 용사들을 추모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인 김건희 여사는 이 테이블로 이동해 촛불을 점화한 후 목례를 했다.
이날 오찬에는 찰스 브라운 공군참모총장, 리사 프렌체티 해군참모차장,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커티스 스카파로티·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 버나드 샴포우·마리클 빌스 전 미8군사령관 등 미국 전·현직 장성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미동맹의 상징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외손자 조셉 맥 크리스천 주니어와 백선엽 장군의 장녀인 남희 씨도 함께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한국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를 비롯해 한국전 참전 미국 용사들과 유가족, 하원의원 등도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제2연평해전 승전의 주역인 이희완 해군 대령, 연평도 포격전 당시 포7중대장이었던 김정수 해병대 중령,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과 참전 장병인 전준영 예비역 해군 병장,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 사건 부상 장병인 하재헌 예비역 육군 중사와 김정원 육군 중사, K-9 자주포 폭발 부상 장병인 이찬호 예비역 육군 병장 등이 자리했다.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조현동 주미대사, 박민식 보훈처장, 김은혜 홍보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 정부·대통령실 인사, 김태호(국회 외교통일위원장)·주호영·정점식·박성민 등 국민의힘 의원들도 오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