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로 전기차 소프트웨어 제공에 어려움 겪어
올해 초 전기차 개발 계획 무산
중국 정부의 보조금 중단 영향도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지난달 31일 런정페이 CEO가 사내 인트라넷에 화웨이가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이 결의안은 “현재 생산 중인 전기차에 화웨이 로고 사용을 허용하지 않으며, 이런 불허 조치는 5년간 유효하다”고 명시했다.
쉬즈쥔 화웨이 순환 회장도 같은 날 열린 회의에서 “30년 이상 구축한 화웨이의 브랜드가 마음대로 남용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차이신은 “화웨이에서 전기차 사업은 위청둥 화웨이 클라우드·인텔리전트 차량 솔루션·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해 왔으나, 앞으로 방향 전환이 불가피해졌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2019년 4월 상하이 오토쇼에서 쉬즈쥔 회장이 자동차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CATL’, 국영 완성차업체 ‘창안자동차’ 등과 함께 전기차 ‘아바타11’을 출시했다. 각 분야 중국 내 최고 기업 3곳이 합작한 브랜드로, 출시 당시 중국 1위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를 비롯한 전기차 기업들을 긴장시켰다.
화웨이가 전기차 사업을 중단한 데에는 미국의 영향이 크다. 차이신은 “미국이 화웨이가 각국 통신망에 ‘백도어(인증을 받지 않고 망에 침투할 수 있는 수단)’를 심어 기밀 정보를 빼낸다고 보고, 2019년 5월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반도체 칩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4G 관련 제품 수출도 금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가 최고 수준의 전기차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린 것이다.
올해 초 화웨이가 중소 전기차 업체인 ‘장화이’와 협력해 차세대 전기차를 공동 개발한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얼마 되지 않아 이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국 당국이 신에너지차(전기·하이브리드·수소차) 산업을 육성하고 소비를 촉진할 목적으로 2017년부터 지급해 오던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을 올해부터 전격 중단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