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논의 당정협의회에 출석하면서 민주당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장관은 ‘돈 봉투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의원 매수하는 걸 수사한다고 정치 탄압이라고 하는 것은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며 “승부 조작 수사를 하는 건 스포츠 탄압이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일각에서 돈 봉투를 ‘관행’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한 장관은 “한마디로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평범한 국민들은 선거와 관련해 몇십만 원, 몇만 원 주고도 구속돼서 감옥 가고받은 돈의 50배를 토해내야 한다”며 “매번 국민의 대표라고 하면서 그런 황당한 말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 나라 국민을 대표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검찰에서 의도적으로 녹취록을 유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민주당이 만약 정말 검찰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벌써 고소·고발하지 않았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한 장관은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돈 봉투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주목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의 조귀 귀국 문제에 대해선 “개별적인 수사 사건에서의 대상자 소환 문제를 법무장관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 12월부터 파리경영대학원의 방문교수 자격으로 프랑스에 체류하던 송 전 대표는 23일(현지시간) 오후 5시께 파리에서 돈 봉투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탈당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3시 조기 귀국한다. 송 전 대표는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한다. 당연히 민주당 상임고문도 사퇴한다. 국회의원, 지역위원장도 아니고 당원도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검찰의 수사에 응하겠다”면서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시점은 당대표 후보로서 매우 바빴던 시기여서 캠프 일을 챙기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의 탈탕 소식에 친명(친이재명)계는 “늦은 감은 있지만 정치적 책임을 통감하고 탈당, 즉시 귀국이라는 수순을 밟는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한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박범계 원내대표 후보는 2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모든 사람은 자기 부죄 거부에 헌법적 권리는 갖고 있다. 핵심 당사자인 강래구 전 감사의 영장도 기각된 만큼 본인으로서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민주당 전대와 관련한 본인이 당 대표로 뽑힌 문제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진다”고 말했다.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이 밝혀지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하나도 달라진 게 없고 탈당을 했기 때문에 한숨 돌린다고 하면 그건 꼬리 자르기”라며 “탈당을 하더라도 민주당의 문제로 남아 있는 건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녹음파일이 보도를 통해 드러났고 들어보면 송 전 대표가 관여했을 가능성, 직접 돈 봉투를 뿌렸나 의심이 강하게 드는 게 오히려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